수학을 한다는 것
학생들은 수학을 열심히 공부한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숙제도 하고 참고서 문제도 푼다. 선생님께서 어떤 내용을 가르쳐주면, 학생들은 그 내용을 열심히 익힌다. 또 그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풀고 또 푼다. 때로는 공식을 암기하기도 하고, 선생님께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하여 암기장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무술 도장에서 무술을 배울 때, 사범의 시범을 보고 그대로 흉내를 내며 잔기술부터 몸에 익히고 또 익히듯이. 한 학생이 ‘수학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해 보자. 이 질문을 한 학생은 친구들의 눈총과 어이없는 질문을 했다는 분위기에 몸둘 바를 모를 것이다. 그러나 학생을 배려하는 교사는 ‘이 문제를 풀면 남보다 좋은 성적을 얻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서 칭찬을 들을 것이며,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하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자상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이며, 수학을 공부하는 동기이다. 그러나 처음 질문을 한 학생은 그 문제를 풀기 전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를 물은 것이며, 이 학생의 질문에 대한 합당한 답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푸는 이유
- 라병소 춘천교대 수학교육과 교수
- 2007-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