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교원문학상> 소설 당선소감
당선통보를 받고 부모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대하며 오랜만에 효도를 한 것 같아 나도 기뻤습니다. 당신이 수필가로 등단하셨을 때 축하한다는 말씀을 제대로 드리지 못해 마음에 빚으로 남아 있었는데, 당선소식이 그것을 대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단에 선지 30여 년, 주어진 일에도 충실하지 못하면서 나는 늘 문학이라는 성지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서 곁눈질을 했습니다. 어쩌면 그 결과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겨우 그 성지 앞에 다다라 자신을 돌아보니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아 망설임이 앞섭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가져봅니다. 졸작을 눈여겨보고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낙점은 칭찬이 아니라 더욱 분발하라는 채찍임을 잊지 않겠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아울러 이런 자리를 허락해주신 한국교육신문사에도 감사 드립니다. 글을 쓴다는 핑계로 집안 일에 게으름을 피울 때마다 말없이 참아준 식구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얕은 재주를 인정하고 부추겨 연필을 놓지 않도록 격려해준 형란에게도 고맙다 말하고 싶습니다.
- 남경희 경기성남 성남장안초 교사
- 2003-12-24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