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나라도 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워킹 맘이던 K씨는 평소에 ‘자식은 나를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나는 자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다.30여년 전인 1980년대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교육관이었다. 우리나라 엄마들 대부분은 자녀 앞에서 단호하지 못한 편이다. 혹여나 자신의 무관심이나 야단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거나 미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서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K씨는 이런 ‘착한 엄마 콤플렉스’가 오히려 아이와 엄마의 인생을 모두 해롭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워킹 맘이 출근할 때마다 아이를 떼어놓느라 애를 먹는 반면 K씨는 동네 떠나갈 듯 울며 출근을 막는 두 아들에게 단호했다. “엄마도 하루 종일 너희하고 놀 수만은 없어. 일을 해야 해. 너희도 하루 종일 엄마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엄마가 옆에 있어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잖아.” 너무 모진 엄마처럼 보였는지 어느 날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아이들 몰래 출근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워킹 맘이 잘못도 아닌데 죄인처럼 숨어 나갈 수는 없었다. 이같은 배
2015년 9월 23일 방송을 시작한 KBS 특별기획드라마 ‘장사의 신- 2015 객주’(이하 ‘장사의 신’)는 김주영 대하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소설 ‘객주’는 1979년부터 4년간 연재를 거쳐 1984년 5월 9권짜리 단행본으로 발간되었고, 100만 부 넘게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서울신문 연재를 거쳐 전 10권으로 완간된 것은 2013년 9월의 일이다. 각색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필자는 우선 반가웠다. ‘역사재현의 리얼함과 민중의식’이란 비평을 쓰면서 원작소설의 문학적⋅대중적 가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1983~84년 KBS TV로 방송된 ‘객주’를 리메이크한 ‘2015객주’로 새롭게 방송되는 것이어서다. 그러나 ‘장사의 신’은 내용이 더해갈수록 원작과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원래 36부작이 41회로 늘어나 2월 18일 종영한 건 유감스럽게도 높은 시청률 때문이 아니다. ‘장사의 신’은 방송 내내 10%(TNmS 전국시청률 최저 4.1%, 최고 9.9%)를 밑도는, ‘특별기획드라마’치고는 약한 모습이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시청률 부진으로 이어졌겠지만, 가장 큰 실책은 ‘멜로’가 아닐까 한다. 멀쩡한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나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홋카이도 중심 여행을 위해 11월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준비를 하였다. 추운 날씨를 잊게 할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도 좋지만 겨울의 진면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홋카이도이다. 이 섬은 일본에서도 늦게 개발되었으며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원시 자연을 간직한 생태 관광지로서, 싸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풍성한 맛의 도시로서, 또 몸과 마음은 온전히 쉴 수 있는 신비한 온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인들도 일생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이곳을 꼽는다. 한국에 살기 좋은 도시 순천이 있다면 일본에는 홋카이도가 있다. 2월 11일 1시 50분 김해공항을 출발해 큐슈의 후쿠오카 공항에 내렸다. 하카타역에서 JR패스 1주일 사용권의 표를 교환받았다. 하코다테에서 삿포로까지 약 3시간 반은 그린석이나 지정석 자리가 이미 없어서 자유석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정보를 받았다. 아침 일찍 신칸센 히카리를 타고 오사가에 내려 간단히 점심을 먹고 도쿄를 향했다. 다행히 철도 연결망이 잘 되어 신아오모리에 도착한 시각은
한국교총이 새교육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회원 중심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교총 개혁을 통해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교총은 창립 후 지속적으로 내부혁신과 개혁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내용과 방식에서 과거와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위원 선정 방식이다. 이전에는 소수의 조직대표자를 중심으로 개혁위원회를 구성·운영함으로써 학교현장의 진정한 요구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장 교원들이 개혁방향에 공감하며 동참하지 못함으로써 진정한 변화를 이끌 지속적 동력을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위원 선발을 공모 방식으로 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 회원 스스로가 주도하면서 당장의 변화보다는 긴 호흡으로 교총의 체질개선을 도모해 나가자는 것이다. 새교육개혁위원회는 앞으로 2년 동안 위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주는 톱다운이 아닌 현장의 요구가 반영되는 보텀업 방식으로 개혁과제를 선정하게 된다. 새교육개혁위원회는 17일 전체 워크숍에서 교총의 68년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래 100년의 청사진 그리기를 시작했다. 전문직주의를 기치로 내건 창립정신이 그동안 제대로 구현됐는지, 그리고 교원들의 현장교육 개선 요구를 반영했는지 철
교육부가 곧 교육활동 보호를 포함한 교원 사기진작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현장 교사들의 요구로 교총이 추진해 제정된 교권보호법의 후속 보완대책들도 담길 전망이어서 현장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현장에서는 교권보호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강력한 대책이 포함된 시행령 제정을 바라고 있다. 상식을 뛰어넘는 교권침해가 발생하는 현실에서는 그동안의 온정적, 선언적 해결 방법으로는 근절이 어렵다. 따라서 교원의 학생지도권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 교권침해 학생에 대해서는 일정시간 동안 격리조치하고 그래도 재발할 경우에는 일정거리 이상 거주지 이전을 동반한 강제전학 조치가 가능하도록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폭력을 휘두른 경우에는 폭력사범과 같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학부모가 무단 침입해 폭언·폭행할 경우에는 경찰에 고발조치하도록 하고 상당한 수준의 벌금을 부과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처벌 규정과 벌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 현재 각 학교에는 담당 경찰이 배치돼 있는 만큼 신속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다소 과도하다는 우려
현장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잠깐 요란하게 외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잊혀져버리는 말뿐인 교육개혁이 아니다. 진정 원하는 것은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교육을 개선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무엇이고, 학교는 어떠한 장소여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화 시급 먼저 교육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개발해 행복한 삶을 가꾸어나가는 방법,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 헌신하는 방법,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 등을 알아나가는 것이 교육이다. 그런 점에서 과연 우리 교육 현장은 이러한 활동들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다음으로 학교는 배움의 장소인 동시에 그러한 배움의 결과를 활용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인성 실천의 장소다.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인 창의성과 종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능력을 활용해 자신과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이 사회를 보다 행복하게 바꾸어 나
교사라면 누구나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를 열망한다. 이를 통해 엄청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수업이 교사의 행복에 주는 영향은 다른 무엇보다도 크다. 그러므로 학교는 교육 활동의 핵심인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업 공개, 자존감 향상 동력 다른 모든 전문가가 그렇듯 교사들 또한 타인의 수업을 많이 봐야 잘 가르칠 수 있다. 그러려면 교수·학습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일상 수업 공개가 활성화되는 학교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교육의 본질에 충실함으로써 얻는 자존감은 교사를 행복한 교육 전문가로 이끄는 최고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의 전문성을 갖추는 기본적 요소에는 현장 축적 경험 및 반성과 자각, 새로운 시도 등이 있다. 또한 다른 교사들과의 상호 교류를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수업 공개는 교사가 서로에게 가르침과 배움을 주며 함께 교육 전문가로 성장하게 할 수 있다. 타인의 수업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반추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자신의 수업방식이 최고라고 생각해 잘못된 방식을 쉽게 고치려들지 않는 교사들도 있는데 이
올해부터 단위 ‘학년도’로 변경 기간 늘어 점수 폭 변화 예상 교육부 "의견 듣고 상반기 결정" 올해부터 승진규정의 평정단위 기간이 ‘연도’ 단위에서 ‘학년도’ 단위로 변경됨에 따라 일부 인사의 경우 유불리가 갈릴 것으로 보여 승진을 앞두고 있는 교원들의 면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르면 경력평정,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 가산점평정 등이 올해부터 3월1일~다음 해 2월의 학년도 단위로 이뤄진다. 기존에는 1월1일~12월31일의 연도 단위로 진행됐으나 학사일정과 불일치하는 측면이 있다는 교육계의 끊임없는 지적에 따라 이 같이 바뀌었다. 그동안 교장, 교감 연수대상자를 12월에 발표했기에 이듬해 1~2월 성적은 반영되지 않았으나 당장 올해부터는 포함된다. 어찌 보면 교육계 숙원이 이뤄진 것이지만 승진을 앞둔 교원들은노심초사 하는 상황이다. 이미 점수를 채운 교원은 기간이 더 늘어난 것이 못마땅할 수 있고, 점수를 채우지 못한 교원은 시간을 더 벌게 돼 일말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 A중 교감은 "점수 0.02에도 좌우되는 게 승진인데 2개월이면 그 정도 점수는 메울 수도 있다
‘시의회 사업’ 내세워 예산 집행 일선 "학운위 무시" "자율성 침해" 교총 "강제 배포 즉각 중단해야" 서울교육청이 관내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의 구입 강제를 추진하면서 학교자율성 침해와 학교도서관진흥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학부모단체가 배포금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선 학교는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학습 자료로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최근 관내 583개 중·고교에 30만원씩 총 1억7000만원을 내려 보내고 오는 24일까지 구입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들은 법을 어기면서 지침을 따르라는 명령에 난감해 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신규 도서 구입 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학교운영위원회 겸 가능)를 거쳐야 하는데 학운위 의견과 관계없이 시교육청의 ‘강매’ 지침을 따르자니 법 위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에 따른 학교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강제 집행’을 요구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디지텍고는 공개적으로 구입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이 학교에 이어 공개 거부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비공개적 거부 움직임은 상상 수 관측된다. A고 교장은 "그냥 무
■KBS ‘도전! 골든벨’ 명예의 전당 등극(2004) 2004년 3월 17일 본교 송파수련관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천 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찼는데 일순간 무거운 침묵과 긴장이 흘렀다. 바로 KBS의 인기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의 녹화가 있던 날이었다. 이때까지 50문제를 모두 맞춰 골든벨을 울린 학교는 충남에서 쌘뽈여고가 유일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본교 이윤수 군이 49번 문제를 맞히고 마지막 50번 문제에 도전하고 있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중도에 모든 학생이 탈락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1회에 한 해 찬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마지막 50번째 문제에 이른 것이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교장 선생님께서 골든벨 문제를 읽어 내려갔다. “황석영이 지은 소설 ‘객지’는 1970년대 민족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저자인 황석영은 1970년에 발생한 이 사건을 접하고 썼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무엇인가요?”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과연 이 문제를 맞힐 수 있을지 모든 시선이 마지막 남은 이윤수군의 무릎 위에 놓여진 화이트보드에 솔렸다. 지금까지 49번까지 한 번도 주저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