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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연구하는 교사가 아름답다” 전국교육자료전 3전4기 교사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Z세대 특성을 반영, 어플과 메타버스 등을 이용해 실천하며, 학습하는 도덕과 교육자료가 나와 화제다. 경남지역 현직 초등교사 4명이 개발한 ‘챌린지 기반 실천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이 주인공. 교사가 제시한 학습목표를 학생들이 ‘도장 깨기’ 하듯 하나하나 실천해가며 자연스레 몸에 익히고 마음에 새기는 교육자료다. 지난해 한국교총이 주관한 전국교육자료전에서 참신성, 교육적 효과성, 일반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함께 실천하자” 챌린지 기반 도덕교육자료 Let′s덕
Let′s덕을 개발한 김호정(창원 대합초), 손지연(창원 남산초), 왕상균(창녕 성산초), 허연서(창녕 화양초) 교사 등 4명은 이번이 전국교육자료전 네 번째 도전. 그동안 경남지역 예선 문턱을 넘지 못해 전국대회 출품조차 못 했지만,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꼬박 1년, 휴일과 방학도 잊은 채 하루 5~6시간씩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3전 4기의 꿈을 이뤘다. 이들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Let′s덕은 도덕과 교수·학습자료다. ‘함께하자’라는 의미가 있는 Let′s와 도덕성의 원리에 따른 올바른 행동 습관을 뜻하는 덕의 합성어이다. 교육자료는 실천어플·실천익힘책·실물자료세트 등 3종의 주재료와 메타버스 클래스, 실천 ON 배움터 등 2개의 보조자료로 구성돼 있다. 


먼저 가장 눈길을 끈 것은 Let′s덕 실천어플. 스마트폰에 3~6학년 도덕교과서의 각 단원별 핵심 덕육과 연계한 144개 챌린지를 탑재, 학생들이 스스로 도덕적 문제와 해결방안을 찾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어플에 들어가 학년 선택→ 단원선택→ 챌린지 선택→ 챌린지 안내→ 챌린지 기록 등의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예컨대 6학년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단원에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노워 챌린지와 용기내 챌린지 등이 담겨있다.

 

5학년 ‘바르고 떳떳하게’ 단원에는 하얀 거짓말 챌린지, 정직 가치사전 챌린지, 용서해줘 챌린지 등이 어플에 탑재돼 있다. 챌린지에 도전한 학생들은 실천결과를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된다. 챌린지란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의미와 목적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학생이 실제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학습자 중심 수업방법이다.  


챌린지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김호정 교사는 “자신이 실천한 동영상을 올리는데 부끄러워하기보다 오히려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소심했던 학생들조차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144개 챌린지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교사들은 털어놨다. 학생들의 도전과 실천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교육효과를 올리기 위해 챌린지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스마트폰 어플 이용, 교실 밖 도덕교육 실현
두 번째 주자료인 Let′s덕 실천익힘책은 일종의 워크북으로 어플과 오프라인 교과서를 잇는 중간 가교 역할을 한다. 학년별로 표지 색깔을 달리해 각 학년의 도덕교과서 단원 순서에 맞게 배울 주요 덕목과 실천과제를 목록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챌린지라는 단어가 생소한 학생들에게 개념·목적·방법 등을 제시해 주고 실천적 동기를 부여하는 데 목적을 뒀다. 


세 번째 주자료 Let′s덕 실물자료세트는 도덕수업에 챌린지를 어떻게 잘 연계할까를 고민하다 만들어졌다. 빙고놀이·보드게임·큐브 맞추기 등 재미있는 놀이를 수업에 활용했다. 
보조자료로는 Let′s덕 메타버스 클래스가 있다. 원격수업을 통해 익숙해진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 메타버스 속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도덕적 판단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사들은 메타버스를 도입하기로 했을 때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있었으나, 이미 화상수업에 익숙해져 있어 캐릭터를 움직이며 하는 수업에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고 귀띔했다. 


실천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의 교육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교사들이 교육자료를 개발해 실제 수업에 적용한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학생의 81%가 ‘수업 중 배운 내용이 생활 속에서 실천과 연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교과서만 가지고 수업했을 때 18%였던 응답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다. 학생들의 의식변화도 이끌어냈다. ‘나는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질문에는 Let′s덕 시행 전 31%에 불과했던 응답이 이후에 81%로 올랐다. ‘도덕수업이 재미있느냐’는 질문에도 7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올해 교직 6년 차인 허연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어플을 이용, 도덕교과 배움의 범위를 교실에서 일상생활까지 확장한 것이 큰 의미”라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을 공부하는 게 유용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긍정적 변화를 끌어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도덕수업이 재미있다 79% … 지식과 실천의 간극 좁혀
도덕적 배움이 학생의 삶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Let′s덕 교육자료. 인성 등 도덕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학생들의 도덕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교사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왕상균 교사는 “교육자료전을 준비하면서 교사가 아닌 학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노력했다”며 “가르치는 것의 어려움이 아닌 학생들이 배울 때 어렵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료의 활용.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교육현장에 널리 일반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Let′s덕 어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모든 자료가 홈페이지에 공유돼 있어 프린트로 출력하면 교실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보급성이 매우 높다. 다만 이들 몇몇 교사들의 힘만으로 널리 보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손지연 교사는 “우리가 만든 Let′s덕은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유용한 자료이지만 단순히 자료에만 머문다면 아쉬움이 클 것 같다”며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데 필요한 서버 사용료 지원 등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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