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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선생님도 쉬는 시간] 의무 연수, 교사만 들어야 할까?

긴급복지 신고 의무자 교육. 또 왔어요. 의무 연수 이수 공문이요. 업무 담당자라서 연수 이수 번호를 취합해서 보내야 해요. 그거 아시죠? 올해 기준으로 교사들이 들어야 하는 연수는 20가지가 넘는다는 것을요. 인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아동 학대 예방 및 신고 의무 교육 등등. 이제는 무슨 연수인지 다 외우지를 못하겠어요. 업무 담당하시는 분이 ‘00 연수 들으시고 이수증(이수 번호) 보내주세요.’라고 메시지가 오면 그제야 꾸역꾸역 하나씩 듣게 되니까요. 한두 개라야 뭔가 의욕을 가지고 연수도 들을 텐데, 이제는 무슨 연수인지도 모르면서 흘려듣게 돼요.

 

선생님들께 메신저로 보내서 ‘이수 번호를 메시지로 보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1~2주 후부터 쏟아지는 메시지. 하나하나 클릭해서 정리해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선생님이 58분이라는 건 안 비밀. 거기에 이수 관련 메시지만 오는 게 아니라 여러 메시지가 섞여 와서 놓치는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도 안 비밀이에요. 구글 시트나 네이버 폼 URL을 보냈으면 쉬웠을 텐데, 시간이 지나서 후회해요. 머리가 나쁘면 이렇게 몸이 고생하는 거죠.

의무 연수와 관련한 여러 수고는 그것이 ‘의무적’이기 때문이에요. 교사에게는 이수해야 할 의무가 법령으로 강제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대상 연수를 볼까요? 아동 학대 예방, 가정폭력 예방, 안전사고예방, 인성교육 연수, 교육활동 보호 연수 등등. 학교에서 학부모님들에게 해야 하는 연수가 많아요. 학부모 또한 아이들의 양육자로서 알아야 하고 지켜야 할 것이 많죠. 사실, 교사보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하는 사람으로서 교육이 필요해요.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부모로서 늘 고민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겨요.

 

‘부모도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사람인데 왜 연수 이수에 대한 의무는 없을까?’

 

교사들은 연수 이수에 대한 의무가 있고 이수 현황을 교육지원청에 보고해야 해요. 그런데, 학부모 연수는 학교에서 연수할 책임은 있는데 학부모님들은 그 연수를 들어야 할 의무는 없어요. 예를 들어, 학교폭력 예방 연수만 하더라도 학교에서는 학기별로 1회 이상만 개설하면 되는 거예요. 연수 이수 인원은? 상관없어요. 학교에서는 연수만 하면 되는 거예요. 이상하지 않나요? 교사 연수는 강제하면서 학부모 연수는 학교에서 연수를 개설하는 책임만 있는 것이 이상해요.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정작 들어야 할 부모님들은 연수를 안 들으세요. 연수를 안 들으셔도 되는 분들만 연수를 꼬박꼬박 참석하시고요. 그래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거예요. 아무리 학교에서 연수를 개설하고 부모교육을 위해 노력을 하더라도 정말 필요하신 분들은 연수를 듣지 않으시니까요.

 

그래서 ‘학부모 연수도 강화하자’라고 말씀드리면 놀라시는 선생님도 계실 거예요. ‘그렇게 되면 학부모 연수도 다 취합해야 해?’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으니까요. 학부모 연수는 솔직히 학교가 책임지지 말고 교육부의 중앙교육연수원 같은 곳에서 원격 연수를 개설하고 학부모 연수 이수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중앙 기관에서 이수 여부를 확인하면 좋겠어요. 그럼 학교의 업무도 줄어들고 필요한 학부모님들은 연수를 들으실 수 있으니까요.

 

아동 학대 예방, 가정폭력 예방, 안전사고예방, 인성교육 연수, 교육활동 보호 연수처럼 아이들의 교육과 교육 현장 개선을 위해서 꼭 필요한 연수가 있어요. 이런 필수 연수는 학교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연수를 개설하고 관리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루어지기까지는 힘들겠지만 바람은 가질 수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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