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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자격체계 변경 제안’ 즉각 철회해야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선임교사1’, ‘선임교사2’, ‘전문교사’를 거쳐 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교원자격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1급 정교사 자격 취득 이후 교감·교장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고경력 교사의 번 아웃 현상을 막고 이들의 성장 및 전문성 향상에 대한 동기부여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큰 이유란다. 이는 교직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묵묵히 교단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 대한 몰이해이자 교직에서 승진을 두고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비교육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내로남불’의 전형

 

교직은 사람을 교육하는 직종이다.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기업에서 영리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 교육은 다양한 유·무형적 요건들의 충족이 요구되는 종합예술과 같기 때문이다. 유‧무형적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자와 피교육자 간의 관계이다.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는 수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형성된다. 교사와 학생의 대면과 가르침, 그리고 배움, 이것이 교육의 생명이자 학교의 근간이다. 이 외에는 어떤 것도 목적이 될 수 없다. 국회의원 개개인을 하나의 입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처럼 교사 개개인을 하나의 교육기관이라고 보는 이유도 교육이 학생을 대면하고 수업하는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그냥 선생님이다. 자신과 수업하는 사람이 선임교사든, 전문교사든, 교감이든, 수석교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선임교사, 전문교사 등 서열화한 자격체계를 추가로 만드는 것은 교사들을 승진에만 매몰된 집단으로 매도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양식 있는 교사들의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피교육자인 학생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발상이다. 물론, 학교의 관리·운영을 맡을 사람과 교수·연구 분야를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지만, 그 인원은 최소화해야 한다. 교장과 교감, 그리고 수석교사면 충분하다. 이들의 역할도 교사들의 지휘자, 감독자가 아닌 지원자로서 리더십을 실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석교사제 활성화가 먼저다

 

교육 당국은 승진 지향적 교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30여 년간 논의 끝에 수석교사제도를 도입했다. 교사의 승진 지향주의 완화, 교수·연구 중심의 학교문화 창달, 교사의 자존감 회복 등에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인정돼 법령으로 제정,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집행자들의 법령 미이행, 시행령 삭제, 미흡한 신규선발 등으로 현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인데, 뜬금없이 수석교사제의 취지와 목적이 거의 같고, 이미 수석교사제 법제화 이전에 논의됐다가 수석교사제로 대체된 선임교사 및 전문교사 제도를 들고나온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 목적과 취지가 대동소이한 수석교사제를 두고 다시 제안하는 것은 ‘수석교사제 대신 내가 지지하는 선임·전문교사제를 도입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이 제안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 현행 법령으로 정한 수석교사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 경기교육청은 즉각 이 제안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비난을 피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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