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교원단체인 미국교육회(NEA)와 미국교사연맹(AFT)은 그 동안 활발한 단체활동을 통해 교직의 위상을 높이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단체교섭과 정치활동을 통해 교육문제를 사회문제의 전면에 부각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두 단체 모두 설립 목적이나 규모, 운영 양태 등이 다르지만 사업이나 활동이 점차 유사해지고 있다.
먼저, 두 단체 모두 교원노조 성격을 띄면서도 교직의 전문직화를 추구하고 있다. NEA는 전문직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노동조합적인 성격을 발빠르게 가미하였다. AFT에서도 노동조합주의 노선을 견지하면서 교직의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말하자면, '노동조합주의인가 아니면 전문직주의인가'하는 양단간의 논리보다는 교직의 전문직화를 지향하면서도 방법적으로는 노동조합적 전술·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둘째, 단체교섭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교원의 처우를 향상시키며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교섭은 AFT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하여 왔으며, NEA에서도 여기에 뒤질세라 독점교섭권을 확보함으로써 고용조건이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증대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시행하는데 경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셋째, 회원이 될 경우 신분 보장이라든지, 각종 정보 활용, 훈련 프로그램 참여를 비롯해서 다양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을 홍보하는 등 회원들의 요구와 필요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회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평교사들의 적극적이고도 주도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여성의 권익신장이라든지 차별 철폐, 형평의 추구 등과 같은 가치 추구 노력을 내세우고 있다.
넷째, 교원단체의 총사령탑인 NEA와 AFT 본부에서는 효율적이고도 강력한 리더쉽을 통해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AFT에서는 전략 및 정책개발은 물론이지만 각종 자료개발, 교육 훈련, 홍보, 외부와의 연대 등을 강화함으로써 지방노조 및 주 노조연합 등을 지원하고 있다. NEA도 연방 수준에서의 전략적 계획수립이나 조정, 프로그램 개발, 주 및 지역의 단체교섭지원, 홍보활동, 주 및 지역단위 지도자 훈련 등 지원적인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즉, 각 지방조직의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중앙 집권적인 조직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AFT에서는 집단 지도체제 형태를 띄고 있는 집행위원회에 막강한 권한을 실어주어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조직운영을 꾀하고 있다.
다섯째,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NEA와 AFT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으로서 교육문제는 물론이지만 교육 이외의 쟁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러한 사실은 300만 명이 넘는 NEA/AFT회원으로부터 매년 10억 달러에 달하는 회비가 걷히고 사용되며 정치자금이 매년 1억 달러 넘게 투자된다는 사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활발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각 회원들로부터 년간 400-500$에 달하는 회비를 각출하여 활용하는 데 힘입은 바 크다.
여섯째, 교원 및 교육문제에 대한 실제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국가수준과 주 및 지역 단위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홍보책자 발간, 기념품 개발, 보고서 배포, Website 운영 등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또한, 외부조직과의 유기적인 연대관계를 맺고 있는데, AFT의 경우 미 연방 산업별 노동조합(AFL-CIO)과 밀접한 연계체제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관계 업무도 매우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끝으로, NEA 와 AFT는 종전의 적대적 관계로부터 상호 협력과 선의의 경쟁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그 동안 두 단체가 회원 확보라든지 독점교섭권 획득, 경쟁적인 정책 개발 등에서 그 성격이나 활동이 많이 유사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미네소타 주에서는 NEA와 AFT 지부가 1998년에 통합이 이루어냈고, 플로리다와 뉴 멕시코 주에서도 통합 노력이 이미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작년 9월 NEA와 AFT가 통합을 시도했으나 교직의 성격에 관한 양측의 인식의 차이와 AFT의 AFL-CIO와의 연대관계 등으로 인한 문제 때문에 통합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앞으로도 통합 노력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3개의 교원단체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여 활동하고 있거니와,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여건 개선과 교육투자 증진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강력한 전문적 이익 단체로서 활발한 단체 활동을 통해 교직의 사회·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교육 입국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