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철이다. 요즘 대학입시에서 교육대학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어느 교육대학교 총장의 말로는 요즘 교대지원 수험생의 수능성적은 의대수준이란다. 이렇게 교대가 인기학교가 된 것은 졸업 후 취업이 잘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재연구원에서 2004학년도 수험생(고3 및 재수생)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한 학생이 43%로 가장 많다. 여기서 교대가 상한가를 치는 까닭이 드러났다. 요즘 대학을 나와서 취직을 하기란 하늘의 별을 따기처럼 어렵다.
대학교육의 목적이 학문탐구에 있는 것이지 취직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는 말은 억지소리다. 직업을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사람은 직업을 통하여 자신과 식구들의 삶을 유지하고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게 된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통의 직업관은 사농공상이다. 사는 지배계층으로 말이 좋아 학문하는 사람이고 실지로는 놀고 먹는 사람들로 인식되었다. 농·공·상은 생산과 산업에 종사하는 계급으로 이것만을 직업으로 인식했다.
고등학교는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뉜다. 인문계는 사에 해당하는 계급이고 농공상은 실업계급이다. 아직도 아니 학생들은 갈수록 실업계 학교를 더욱 기피한다. 이것은 사농공상의 직업관이 바뀌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농공상처럼 지배와 피지배의 윤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직업관은 산업사회에 맞지 않는 직업관으로 버려야 할 직업관이다.
옛날의 직업은 퍽 단순했지만 오늘날 직업은 수만종으로 아주 다양하다. 오늘날의 직업은 사농공상과 같이 상하귀천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윤리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모든 직업은 귀천이 없는 평등한 것이다. 서로 평등한 자격으로 서로 협조하고 상호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직업윤리에 따르려면 고등학교를 인문계 실업계로 나누어서는 안된다. 미국의 학자 홀랜드는 직업을 직업적성과 직업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직업을 실재형(기술사, 기계기사, 항해사, 환경기사 등), 탐구형(과학자, 의사, 사회학자, 심리학자, 대학교수 등), 예술형(예술가, 무용가, 연예인, 디자이너 등), 사회형(교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기업형(기업인, 법조인,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등), 관습형(세무사, 경리사원, 도서관사서, 은행원 등)의 여섯 종류로 유형화했다.
살아가는 중요한 수단이 되는 직업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는 이들 여섯 종류의 직업을 감당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갈고 닦도록 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인문계, 실업계로 나눌 것이 아니라 실재형 계열, 탐구형 계열 등 여섯 종류로 나누자.
그리고 이것을 더 세분화해 실재형 학교는 체육고, 기술고, 농업고 등으로 나누고 탐구형 학교는 과학고, 의학고, 법학고 등으로 나눠야 한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지금의 영재학교나 특수목적학교는 재고해야 한다. 어떤 직업에서나 영재는 존재하는 것이지 영재성이 어느 특정한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 소질을 찾아내고 11학년이 되면 자신의 진로를 정한 다음 12학년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서 대학에서 전공학과를 선택하여 적성과 소질, 학술과 기술을 갈고 닦아 사회로 진출한다면 그는 행복한 직장생활로 행복한 삶을 열어나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