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6.04.02 (목)

  • 맑음동두천 3.7℃
  • 맑음강릉 9.1℃
  • 연무서울 6.6℃
  • 박무대전 5.0℃
  • 맑음대구 8.7℃
  • 맑음울산 10.5℃
  • 맑음광주 6.4℃
  • 맑음부산 10.7℃
  • 맑음고창 2.4℃
  • 맑음제주 9.5℃
  • 맑음강화 4.3℃
  • 맑음보은 1.6℃
  • 맑음금산 2.2℃
  • 맑음강진군 4.5℃
  • 맑음경주시 7.9℃
  • 맑음거제 8.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2004 교원문학상> 시 당선작

아름다운 남루


출근길, 현관을 들어서면
아무도 치우지 못한 신발장 위
낡은 슬리퍼 한 켤레가 눈길을 잡는다.
걸어온 길들을 웅변하는 듯
닳아빠진 뒤꿈치로
여행의 고단을 말해주고 있다.
오랜 세월 접어 넣은 주름들을 걸치고
오늘도 어린 세상들을 맞으려는지
무수한 상처들을 데리고 토닥여주던
선생님의 보람이 걸어 나올 것 같다.
어딘가에 떨구고 온 발자국이 아파서일까
흰 머리칼처럼 실밥도 풀어지고
짐 지웠던 가슴처럼 시커멓게 때가 앉았지만
세상을 안내해주던 걸음, 걸음은
우리들의 길을 밝히는 불빛이 되어준다.
떠나실 때 잊고 가신 한 켤레 슬리퍼
그 아름다운 남루를 보면
나는 아침마다 숙연해지는 숨을 들이키며
하루의 계단을 올라 아이들에게 가곤 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