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차 교육과정에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이란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이 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교육과정이란 뜻이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은 창의성의 바탕을 기르는 교육과정이다. 나무로 치면 튼실한 열매가 열릴 수 있도록 뿌리와 줄기를 튼튼히 하는 과정을 말하며, 컴퓨터로 치면 컴퓨터 활용을 위해 키보드 좌판을 익히거나 하드에 기초자료나 기본 프로그램을 내장하는 단계를 말한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면 튼실한 열매를 맺기 어렵고, 컴퓨터는 기본 운용 프로그램을 내장하지 않고는 어떠한 창의적 작업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도 기초 기본교육이 충실하지 못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창의적 산물도 생산할 수 없다.
학생은 배우기 싫어도 배워야 할 것이 있고, 교사가 가르치기 싫어도 가르칠 것이 있으며, 바라지 않는 방법으로 배워야 하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는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기도 한다. 우리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삶의 기초가 되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창의성의 바탕이 되는 교육이다.
죽은 지식이라도 컴퓨터에 있는 것보다는 머리 속에 있는 것이 더 낫고, 기계적 암기법이라도 익혀야 할 것은 익혀야 한다. 창의성 교육에 대한 지나친 환상으로 기초기본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창의성의 바탕을 기르는 교육의 모든 근간에는 기초기본 교육이 있다.
유럽이나 서구도 창의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기초 개념과 기능을 소홀히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수백만의 미성취아와 수많은 문맹아를 양산해 80년대 이후 '기초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s)'는 운동이 일어나 최근에는 엄격한 학력관리를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초기본교육은 학생들의 능력, 흥미, 적성, 소질, 관심, 수준 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제공이 전제되어야 하며, 자율성과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획일적 교육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