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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전면금지, 과연 교육적으로 바람직한가?

생각하는 것보다 교사의 현실은 어렵다. 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제공되지도 않고 문제가 생기면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과연 체벌금지가 가져올 우리 교육에의 파장은 어떠할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즉, 지식을 가르쳐서 도덕적인 인간이 되도록 하는 일을 말한다. 선생님을 표현하는 말 중에는 ‘교편을 잡는다’가 있는데 여기서 교편이란 말은 ‘교사가 수업이나 강의를 할 때 사용하는 채찍같이 가느다란 막대기’를 말한다. 교사는 예로부터 이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훈육하고 지도해왔다. 그 방법들 중에는 엄한 경우 체벌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다시 체벌의 뜻을 알아보면, 체벌은 ‘일반적으로는 부모나 교사가 자녀나 학생에게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육체적인 고통을 수반해 교육의 목표인 바른 방향으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행위’이다. 중요한 점은 교육이란, 학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고 체벌은 학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게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체벌금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체벌전면금지가 과연 바람직한가? 보다 효율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교사의 권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또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학교에는 말로는 도무지 되지 않는 학생도 있고, 엄격하게 지도해야 하는 여러 상황들도 있다. 교육적 지도를 위한 최소한의 체벌조차 금지된다면 교사가 학생 지도를 포기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교사가 학생 지도를 포기하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에는 희망이 없다.

한 반에 30명 학생들을 가정해 보자. 눈빛으로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는 학생이 3~4명 정도 있다. 타일러 말을 듣는 학생들이 20명 정도, 반복적인 지도에도 변화가 없어 꾸짖거나 체벌이 필요한 학생이 3~4명이 있다. 체벌 등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되지 않은 학생이 1~2명 있다. 물론 이것은 정해진 수치는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간단한 타이름과 꾸짖음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사가 어떻게 할 수 없고, 체벌로도 되지 않는 학생들의 지도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학생들은 가정적으로 불우한 경우가 많아 가정의 협조를 받아 변화시키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이러한 문제가 있는 개별 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학생들에 대한 일반적인 정책만 있을 뿐, 문제가 있는 개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생활지도의 예를 들어보자. 어느 학교든 문제 학생은 꼭 있다. 담임교사의 힘으로는 도저히 지도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모두 담임교사의 책임으로만 되어 있을 뿐 이 학생을 지도할 매뉴얼이나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학생을 맡을 경우 담임교사는 어떻게든 큰 사고 없이 1년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다음 해에 그 학생은 다른 교사에게 넘겨진다. 결국 그 학생은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런 학생들이 결국 성인이 되면 개과천선을 하지 않는 이상 사회의 낙오자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상황도 그러한데 이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정적인 교사의 교육적인 체벌조차 원천적으로 금지한다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학습지도도 마찬가지다. 학습부진아로 판명된 학생이 있다. 학교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언제든 교사가 그런 학생에게 적용할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다. 이 역시 담임교사가 지도해야 하지만 담임교사는 반의 모든 학생을 지도하고 수시로 다른 업무를 처리해야 하므로 일관성 있게 지도하기 어렵다. 심한 학습지진아 학생의 경우 아무리 지도를 해도 변화가 없다. 정말 열정적인 교사의 개입이 없다면 이 학생은 올해도, 내년에도 학습부진아로 학교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매사 학교생활에 자신감이 없고 재미가 없는 이런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도 힘에 부친다.

교사의 권위는 교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교사의 권위는 학생들의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교사가 권위를 가질수록 교육은 잘 이루어지며 교사의 권위가 추락할수록 교육은 많은 문제를 갖게 마련이다. 체벌전면금지 이후의 교실 수업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더기는 골라내고 우리 몸에 좋은 장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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