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우리사회에는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이 제시한 '2002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19명으로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았다 한다. 그러나 지난 달 29일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자살 사망률은 28.9였고, 노인(61세 이상)은 62.5명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의 통계자료로 본다면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은 세계 1위이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자살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생각하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순간적인 분노로 인한 충동적 자살이 있는가 하면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자살하는 경우도 생겨나 충격을 주고 있다.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자살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고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안타까워진다. 더구나 어린 청소년들이 너무나 쉽게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을 보면 충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살한다고 해서 자신이 봉착했던 문제가 해결될 수도 없다. 어려운 처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생각에 자살을 감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자살한 이후 부딪히게 되는 상황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단지 막연하게 눈앞의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순간적인 충동으로 자살을 감행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지금까지 자살은 고도 성장에 따른 상대적 결핍이나 황금만능주의의 후유증 정도로 간주되어 개인의 정신병리적 관점에서만 취급되었을 뿐이다.그러나 이제는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개인적인 차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범국가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학업의 중압감이나, 학력문제, 진로문제, 교우문제 등으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자살 예방을 위해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의 성장 과정에 맞게 다양한 교과목 안에 포함시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교육도 이제 사회적인 현상에 발빠르게 대응하여 교육과정을 전개해야 한다. 모든 교육활동에 우선해서 학교교육과정에 생명의 존중과 인간존엄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활동을 전개하여야 한다.
학력향상, 창의성교육과 더불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배양과 자기통제력 강화 훈련을 통해, 자신의 생명을 중하게 여기는 자아 존중감 교육과 인격존중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다행히 제7차 교육과정은 로드맵형 교육과정으로써, 학교단위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갈 수 있고 창의적 재량시간 등이 확보돼 있다. 이제 우리 교육 현장이 시급한 과제로서 생명존중교육을 내실 있게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