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교총의 육순을 축하합니다. 짝짝짝.” 한 생명이 태어나 자라서 결혼을 하고, 새 가정을 이룩해 낳은 아이가 성장해 결혼한 뒤에 한숨 돌리는 나이가 육순이다.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약 30년 기간을 1세대라고 한다면 정확히 2세대를 산 시기다.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60년 동안 불귀의 객이 되지 않고 온전하게 육순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더군다나 자기가 이룬 세대의 후손들에게 육순 잔치상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터이다.
한 개인의 가족사도 이렇게 영광스러울진대 하물며 20만 교원의 식솔을 거느리고 있는 대규모 단체가 육순을 맞았다면 박수를 한 바가지로 받는다 해도 모자랄 것이다.
1947년의 격변기에 태어나 세대가 두 번 바뀌는 동안 수많은 외풍을 견디면서 교총이라는 단체를 굳건히 지켜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고 작은 신생단체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겨났다 사라지는 다변화 시대에 육순이 되도록 오직 외길만을 고집한 장인정신만으로도. 190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그 이름을 고수하며 60년을 버티고 있는 단체는 아마 우리 교총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60살이면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다. 耳順은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고사 ‘六十而耳順’에서 나온 말이다. 귀가 순해져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우리 교총이 耳順의 뜻풀이처럼 그런 나잇값을 하는 단체가 됐으면 좋겠다. 60년이라는 녹록치 않은 세월동안 쌓아왔던 노하우와 혜안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20만 회원뿐만이 아닌 40만 교사들의 든든한 대변인이자 후견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교총은 격동의 시대를 홀로 고군분투하며 이룩해낸 교육적 성과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발 주자인 젊은 단체에 밀려서 제대로 자리매김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모 포털사이트에 ‘교총과 전교조의 차이점’이라고 검색하면 교총은 전국 교장이 주축인 연합단체, 전교조는 전국 평교사가 주축인 단체라고 나올까?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총은 40만 교사를 위해 발 벗고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6·25동란, 4·19혁명, 5·16군사정변, 5·18민주화 운동의 격변의 시대를 거치며 교원들을 위해 땀 흘렸던 그 동안의 성과를 다시 부각시키고, 다른 단체에 비해 행동력이 부족하다는 그 오점을 보완하여 명실상부한 최고의 단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땅의 교사들이 한목소리로 호소하는 고통은 무엇인가?”, “교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만 치고 있는 일은 없는가?”, “선생 해먹기 정말 힘들다고 하는데 왜 한결같이 그런 소리가 나오는가?”
그 어떤 일보다 먼저 교사들의 아픔을 1순위에 올려놓고 해결해주는 교총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에 당선된 신임회장이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권 119’를 출범시킨 것과 ‘현장교육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움직이는 교총의 모습을 표방한 것은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60과 교총의 심벌이 어우러져 역동적이며 진취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한국교총창립 60주년기념 엠블럼처럼 도전적이며 활기찬 교총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 땅의 40만 교사들이 육순이 된 교총나무에 기대어 마음 편히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날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