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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나무도
자기 욕심만큼
눈을 이고 서 있다.

욕심 많은 나무는
무겁게 뒤집어썼다.
잎새를 버리지 못한 채
차마 내려놓지 못한 자식처럼

빈 가지로 선 배롱나무는
가볍게 얹어 놓은 눈과 노는구나.

나는 어떤 나무일까?

이 겨울에도
내려놓지 못한 욕심 한 자락에
끄달려 사는 저 소나무인가?

떨어질 잎을 부둥켜안고 사는
미련 많은 가을 나무인가?

빈 가지로 서서
겨울바람과 속삭이고
살짝 엉겨 붙은 눈 친구랑
속살대는 배롱나무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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