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학생은 현재 광양여중 3학년에 재학중이다. 이 학생은 스스로 수학을 공부하는 자세가 잘 갖춰져 있다. 이 학생의 글을 우리 학교에 교생실습을 온 선생님이 읽고 쓴 글이다. 수학을 잘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내용의 글이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격려의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은희 학생의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을 쫓아다니는 모습, 흥미 있는 것에만 노력을 하던 모습, 책을 읽다가 밤을 꼬박 새고 학교를 가는 모습 등 은희의 글 속에 녹아있는 학생의 모습이 중학교 시절 나의 모습이 계속 겹쳐 보였다. 중학교 3학년, 그 시절 나는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수학 경시대회를 나가게 되었다. 나와 함께 대회에 나가던 친구들은 교내에서 치룬 수학경시대회에서도 나보다도 고득점이었고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라 기대가 큰 데에 반해, 나는 기껏해야 반에서 3~4등하는 교내대회에서 턱걸이로 선발된 일개 학생에 불과했다.
드디어 수학경시대회 날이 되었다. 역시나 어려운 심화·응용문제가 나왔다.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서 가르쳐 준 방식으로 술술 풀어가는 동안 나는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끙끙대며 문제를 풀었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 채우고 마지막으로 시험장에서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 뒤로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평탄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나에게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내가 우리학교에서 유일하게 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을 했다는 소식인 것이다. 그 때 나는 ‘아, 학원 없이도 할 수 있구나. 나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갔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그 날을 계기로 수학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내게 큰 성공감을 준 과목이었고, 친구들에게 모르는 수학 문제를 알려주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수학교육과에 진학하여 동산여자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 24살의 장지혜는 그 때 그 기억과 경험을 주춧돌 삼아 현재 이 자리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은희지만 글에 적은 '공학자의 꿈'을 꼭 이루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