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하는 게 좋은지, 이런 것들을 고요한 상태에서 성찰하는 게 좋다고 흔히 말한다. 이는 당연히 좋은 말이다. 그럼에도 막연한 말이기 쉽고, 또 그 실제가 아득하여 어쩌면 텅 빈 말처럼 받아들여 질 수도 있다. 누구나 원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기의 전 생애를 걸고 그 문제를 탐문한다.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도 그런 경우에 속한 사람이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하나의 길, 이러한 하나의 길을 찾으려는 시도, 그리고 하나의 작은 길의 암시”를 찾기 위해 문학적 운명을 걸었다.
헤세는 내면의 진지한 갈등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려는 끈질긴 시도를 펼쳐 보였다. 선교사인 아버지의 요구에 의해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며 결연히 자퇴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시계공장 직공과 서점 점원 등을 전전하기도 했다. 헤세는 오로지 영혼의 순결성을 지키며, 운명적인 문학의 지평을 열어나가고 싶어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부여된 길을 한결같이 똑바로 걷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던 헤르만 헤세는 동서양의 사상과 문학, 예술 등을 나름대로 통섭하면서 자기 길을 열어나갔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하다 고국으로부터 버림받기도 했던 헤세는 고통과 절망의 맞은편에서 생명의 길을 조망하려는 상상적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 평화의 감각과 평정심을 통해 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을 내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자기를 찾고 완성하려 했다. 우리도 헷세처럼 내가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이 되는 특별한 존재라는 이 수수께끼를 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코 우리를 비웃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