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 사람도 100% 자신과 같은 입장, 같은 생각일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공동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운명공동체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고 설득하기도 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맞춰 나간다.
학교라는 조직 내에서도 구성원 모두는 각기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진 존재이지만 학교교육 목표를 향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학교가 활기로 가득찬 생명력이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의견이 원활하게 공유되고, 상하좌우 소통이 활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학교라는 조직은 명시적인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육과제를 수행하도록 학생들을 설득하는 기관이다. 학생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교사는 낙업(樂業)을 하기가 어렵다. 학교가 힘들어진다는 것은 교사가 즐겁지 않은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 대화이다. 인간의 일생은 말로 시작하여 말로 끝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교직을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 대화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교육이 어려워지기에 학생들을 움직이는 대화의 기술은 원만한 교직생활을 보장하는 자격증처럼 중요한 요소라 할 것이다.
교사는 학교에 들어서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면서 보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릴 것인가,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청취해야 하는가 등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가 실제로 말로 표현하는 내용보다 자신의 이미지 형성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기술과 학생의 마음에 호소하는 힘이 필요하다. 원활한 대화의 성패 여부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말이 학생의 마음에 얼마나 절실하게 와 닿고 공감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래야만 교육의 효과는 높아질 것이다.
학생과의 마음이 통하는 대화 능력, 즉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기르려면 우선 자신의 말하는 방법과 듣는 방법부터 파악하고 학생들의 심리가 움직이는 원동력을 알아야 한다. 수업은 대화가 중심을 이룬다. 이 대화의 내용을 상대인 학생이 알아듣지 못했다고 해서 상대방을 탓할 일이 아니다. 대부분 알아듣지 못하도록 설명한 교사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업을 잘 이끌어 가는 숙련된 교사는 학생을 대하는 대화법이 다른 것이다. 만일 학생과의 소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학생만 탓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학생 자신이 자신을 성찰하도록 하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갖지 못하면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데만 온 신경을 집중하여 자신의 목표가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내면의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목표만을 달려가는 것은 성공을 이룬 후에 오는 혼란과 허무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성이 있어 누군가를 처음 대하면 무의식적으로 탐색하여 든다. 오감을 상대에게 곤두세우고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들어 그 사람을 분석. 판단하려 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첫인상이 형성된다. 인생이란 자기표현의 연속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일의 연속이다. 따라서 처음 본 순간의 매력이 1년 동안의 교사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