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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원의 자긍심 회복 시급해

 한국 교원의 자긍심 지표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교원들이 겉은 멀쩡한데 속으로 마음의 병으로 멍들고 있다는 서글픈 실정인 것이다. OECD의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3)’를 바탕으로 회원국 중학교 교사 10만 5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교사 비율은 한국이 20.1%로 가장 높고,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에서도 한국은 36.6%로 회원국 평균(2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담한 결과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앞으로 교원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정적 근무 여건으로 상당히 높은 교직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교직 이수자들의 의사와는 다른 결과인 것이다. 
 
사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처럼 교직과 교단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심, 열정, 전문성을 갖고 학생교육에 임해야 할 대한민국 교사의 사기가 이처럼 저하된 현실에 대해 크게 개탄하며,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진리를 되새겨 정부의 교원 자긍심과 사기를 진작할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OECD 평가단이 대한민국 교사의 질을 매우 높게 평가함에도 정작 교사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이처럼 낮은 것은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원들의 사기 저하는 지속적인 반교원적 정책과 제도 개악에 기인한다고 분석된다.
 
교원들의 사기 저하와 자긍심 훼손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1995년 소위 5·31 교육개혁에서 기인한다. 교육논리보다 경제논리가 우선된 ‘수요자 중심교육’ 철학의 미명 아래 교원들을 교육의 주체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한 정책적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5 .31 교육개혁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학생 인권 조례 제정, 교육 수요자로서의 학부모 민원 폭증, 교원 업무 가중, 교원 침해, 정년 단축 등이 교원의 사기와 자긍심을 저하시켰고 열정에 찬물을 끼얹었던 것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권한과 요구 등은 십분 수용하면서도 교원들은 개혁 대상자로 몰아붙이는 우를 범한 것이다. 개혁의 추동자인 교원을 개혁의 대상자로 전도한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당연한 듯 시행한 것이다. 혹평하면 교원들의 가녀린 호소에는 귀를 닫고, 학생,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는 게 정책 방향이었던 것이다. 매년 수천 건의 교권 침해 사건이 빈발하는 데 정작 정책 당국은 입을 다물어 왔다.
 
교원의 사기와 자긍심 저하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것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 연금 개혁이다. 교원을 ‘국가건설자’가 아니라 ‘세금 도둑’ 정도의 몰염치한 집단으로 몰아붙여서 사기와 자긍심을 땅에 닿게 하였다. 특히 이 연금 개혁은 정권교체마다 단골로 등장하여 교원들에게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혔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정년이 길어 연금불입기간 33년을 다 채우고 그로 인해 가장 오래 연금을 불입하고, 그만큼 늦게 받는 교직의 특수성을 외면하고, 정권교체기마다 등장하는 연금법 개정 과정에서 마치 국민세금을 축내는 집단 또는 철밥통으로 매도함에 따라 국가건설자서의 자긍심이 하락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추락이 교원 대량 명예퇴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다. 재직하는 교원, 떠나는 교원 모두가 착잡한 게 우리 교육과 교단의 현실이다.
 
결국 이번 OECD의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하여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조속한 교원 사기 앙양이다. 교원의 자긍심, 자존심 회복이다. 여기에 국가 정책은 물론 전 교육공동체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매진해야 한다. ‘교원이 된 것을 후회한다’는 설문 결과가 1위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좋은 교육, 훌륭한 교육은 그저 허구에 불과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이 살 길은 교육뿐이다. 교육의 주체는 반드시 교원이 되어야 한다. 어깨가 쳐진 교원이 제자를 위해 신명나게 가르치고 인성교육을 실천하기 어렵다. 그들의 쳐진 어깨를 올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 교원 사기진작책, 자긍심 회복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교원이 된 것을 후회하는 교원들에게서 국민행복교육을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1990년대말 교원 정년 단축 논란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 교원의 사기와 자긍심 회복은 반 세기가 걸린다는 교육학자의 주장이 있었다. 교원들이 자긍심과 열정을 갖고 사도를 실천할 때 훌륭한 교육, 국민 행복 교육도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는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사기 진작, 자긍심 회복을 위해 태산을 향한 첫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어렵기는 하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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