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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해원아, 치과의사가 되길 기대한다

해원아, 너와 내가 만나 이렇게 편지를 쓴다. 네 꿈이 치과의사라니 대단하구나! 중 1때 이꿈을 정하여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이제 알게 되었다. 넌 책도 많이 읽어 비리 없는 성실한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꿈이 꼭 이뤄지기를 교장 선생님은 기대한다. 그리고 네 말처럼 이 세상 모든 일은 희망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데 넌 이 사실을 지금 깨달았다니 정말 대단한 학생이라 생각한다.

네가 치과의사가 되겠다니 오늘은 너에게 의사로 살면서 세상을 밝게 한 한 의사 선생님을 소개하겠다. 2010년 오늘 14일은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태석 신부가 선종한 날이다. 그는 48세의 짧은 삶을 살다 갔지만 그의 삶은 우리에게 너무나 길고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들려줬단다.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중한 이야기 말이다.

1962년 부산에서 10남매 중 9째로 태어난 이태석은 10세에 아버님을 여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많은 아이들을 낳고 바느질로 아이들을 기르느라 약해진 어머니를 생각해 이태석은 의대에 진학을 하였다. 그러나 37세에 그는 신부가 된다. 의사로서 편안한 삶을 버리고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인 수단으로 떠났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떠난 것이다.

오랜 내전으로 남부 수단 사람들의 삶은 말그대로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 굶주림과 죽음, 절망의 땅에 의사이자 신부 이태석은 웃음과 노래와 희망을 심었다. 흙담과 짚풀로 지붕을 엮고 병원을 세웠고, 우물을 파고 학교를 세웠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차례로 개설했으며, 그는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사 는 마을을 특히 좋아했다. 그곳 주민들에게 이태석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외부인이었다.

그는 특히 음악을 좋아했기에 치료차원에서 시작한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하자 학생들을 선발해 브라스밴드(brass band)를 만들었다. 무기를 들었던 아이들의 손에 악기가 들려진 것이다. 아이들과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고이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8년을 생활하였다. 휴가를 내 한국에 잠시 들렀다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 결과에서 그만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되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해 아프리카로 돌아가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그러나 끝내 그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에는 1500여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생전에 그를 만난 적이 없었던 분들이었다고 한다. 수단에서도 '친구'들이 달려왔단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만든 브라스밴드의 음악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를 아버지로 부르는 수단 아이들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너도 이제 치과 의사가 되기로 작정하였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네가 만약에 포기하고 싶을 때는 이 글이나 이태석 신부가 남긴 책, '울지마 톤즈'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일어서 전진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네가 성인이 되어 동산여중을 찾아 후배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기 바라면서 네 꿈을 끝까지 간직하여 멋있는 삶이 되도록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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