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야, 꿈과 열정을 발산한 '21회 동산축제'가 너에게는 마지막 축제였는데 의미있고 즐거웠는지 모르겠구나? 절기상으로 입동이 지나고 아침이 조금 쌀쌀하다. 이런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의하기 바란다. 이제 마지막 마무리를 위한 중학교 최종시험을 앞두도 있구나.
지난 달 10월 24일부터 3일간 경기도 연천에서 열린 2014 전국스포츠클럽 연식야구대회에서 우리 학교 팀이 준우승을 한 것을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창단하여 3개월 된 신생팀이 전남도 학생들의 대표가 되어 전국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어른들도 상을 받으면 좋아하는데 너희들은 얼마나 기쁘겠니?
사람은 누구나 여행자이다. 지리적으로 경기도 끝의 연천에 간 것과 마찬가지로 연식야구라는 경기를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체험여행이다. 어쩌면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여행일 것 같구나. 인간은 제자리에 있으면 그것 밖에 모르지만 마음과 눈을 열고 전진하는 사람,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하여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나가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발견이 기다린다.
교장 선생님도 이번 너희들 시합을 격려하러 가서 처음으로 연식야구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단다. 그 정도로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연식야구는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다. 이같은 종목에 네가 참가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김효신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누구보다 먼저 앞선 정보 제공을 하셨고, 너희들에게 스포츠를 통하여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겠다는 선생님의 열정 덕분이라 생각한다. 또, 이런 제안을 받아준 너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일을 제안하여 그것이 성취되면 사회가 밝아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 제안이 받아지지 않으면 진보란 찾기 어렵게 되어 정체되거나 후퇴하기 마련이다. 너도 우리 학교 발전, 나아가 성인이 된다면 국가의 발전을 위하여 좋은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평상시에 우리는 항상 자기가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이론은 오래 전 철학자 플라톤이 설명한 것이다. 그는 참된 실재 세계와 현상 세계를 동굴 밖의 세계와 동굴 안의 세계로 비유하여 설명한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동굴 안 세계로부터 동굴 밖 세계로 나가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주저한다. 마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그래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또 안내자가 없으면 좋은 여행 안내서를 찾아서 숙지해야 한다.
이처럼 동굴 밖 여행을 할 때 누군가가 필요하다. 때때로 그는 우리를 억지로 험하고 가파른 오르막길로 끌고 올라간다. 그 누군가는 이 동굴 밖 세상을 알게 하는 사람은 먼저 태어난 부모님이거나 소크라테스 같은 선생님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교육이란 누군가에게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태양에 익숙해지듯이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삶 전체가 참된 진리로 향하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넌 전에 경험하지 못한 연식야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지?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배움이란다.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서 다소 긴장하였지만 네가 실제 시합에서 더 잘 던진 것처럼 세상 모든 일은 사실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이번 시합을 통하여 승부가 결정되는 것처럼 인생도 언젠가는 승부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우리 학교선수들은 3개월이라는 정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연습하지 않고 무대에 선다는 것이 얼마라 힘든 것인가를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진다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도... 무엇보다도 몸으로.. 이것이 진정한 체험학습이다.
앞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은 세계를 보게 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이다. 앞으로 더 넓은 세계가 네 앞에 놓여 있다. 머뭇거리지도 말고 망설이지도 말고 최선을 다해 가기 바란다. 네가 공부하면서 가는 길은 절대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실수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아직 끝이 아니다라는 신념으로 살아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 길을 알기 위해서는 플라톤이 원저자이고 이한규가 쓴 '청소년을 위한 스크라테스와의 대화' 국가편(152-171)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중학교 때 이같은 책을 읽어 보고 이해가 된다면 예전과는 아주 다른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같은 모험이 바로 너의 삶을 풍부하게 하며 너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다. 그래서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 너희들이 장래에 리더가 되어 이 나라를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를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