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T S 엘리엇이 쓴 `황무지(The Waste Land)`를 암송한 기억이 난다. 그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4월의 아픔에 젖어 있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신록의 계절 5월에 들어섰지만 아픔의 이슬이 머물고 있다.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지키다 유명을 달리한 교사들 이야기는 현장 교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올해는 스승의 날을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학생과 선생님을 위하여 애도하는 교육 현장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죽음의 순간도 제자들과 함께 한 참 스승의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보면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존중받는 것이고 차별받지 않는 일이다. 한 선생님이 필자에게 보내온 시를 마음 속에 담으면서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냥 좋아요
고종환
예쁜 꽃
미운 꽃
따로 있나요
꽃이 어서
그냥 좋아요
나와 함께
살아가고
옆에 있어
주어서
그냥 좋아요
사랑해야 할
이유가 필요 하나요
사람이 좋아요
나는
당신이 그냥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