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이번에 제가 성적 우수학생으로 장학금을 받게 되었으며,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우리가 장학금을 받는 이유가 광양시의 지원 덕분이라는 얘길 들었을 때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이로 인하여 제가 시장님께 편지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지금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광양시는 교육과 복지에 예산을 많이 써주신다고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지원 아래 저희가 좋은 교육을 받고 이제 고등학교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솔직히 꽤 걱정이 됩니다. 제가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고 성격도 게을러서 끈질기게 공부하지 못합니다. 사실 시장님이 보시기에는 별거 아닌 사소한 고민일지도 모르지만 현재 저에겐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제 미래도 밝을지 어두울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큰 고민입니다.
시장님께선 교수님이셨다고 들었는데 저와 같은 고민을 가졌던 학생들과 그 학생들의 미래 또한 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 나이에 가장 적합한 고민이 아닐까요? ‘고등학교 가서 성적 떨어지면 어떡하지? 중학교 성적이 유지만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저희들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일 것입니다.
사실 고등학교 진학이 코앞이라 초조한 건 저 뿐만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도 제가 고등학생이 되기 직전이라 점점 눈에 띄게 변해갑니다. 잔소리가 더 심해지는가 하면 스트레스 안 받게 부탁하는 걸 들어주고, 제 스트레스에 공감하는가 하면 다 그런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립니다. 이렇게 다른 부모님들과 달리 제 의견을 100% 따라주는 부모님인줄 알았던 저의 부모님은 다른 부모님과 100% 똑같은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공부하기 싫은, 고등학교에 지레 겁먹은 학생 한 명의 푸념이 된 것 같습니다. 이 편지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편지였는데….
시장님은 차분하신 성격이시라고 들었는데 저의 편지는 시장님께서 읽으시기에 너무 두서없이 쓰여 진 것 같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겠죠? 늘 저희 광양시를 위해 고생하시고 다른 일들도 많으실 텐데 저희 학생들을 생각해 주시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참 행복하게 교육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저희 뒤를 이을 후배들도 이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 이렇게 본인들이 받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학생들이 있구나.’ 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조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