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머리에서 나온다. 고등학교 시절 '현대는 머리로 산다'는 책을 읽은 기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머리로 사는 역사와 몸으로 사는 역사는 차이가 있다. 1954년경 아시아에서 가장 경제 전망이 좋은 나라는 미얀마였다. 무엇보다 천연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결과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지금의 경제는 지식에 기반한 경제이고 이것의 인프라는 교육이다. 모니터 컴퍼니 최고 지식 관리자 앨런 캔트로는 지식 피라미드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식의 출발점은 데이터다. 데이터를 특정 상황과 연계시켜 의미를 부여할 때 정보가 된다. 이 정보를 테스트하고 그 결과가 축적돼 타당성이 입증되면 지식이 된다. 마지막으로 지식이 시의적절한 행동으로 옮겨질 때 지성(Intelligence) 또는 행동을 위한 지식이 된다. 지식이 이 단계에 이를 때 비로소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요소가 된다. 현재 미국의 경쟁력은 교육의 경쟁력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우리가 지금 위기를 맞이하는 것도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과거에는 지식이 교사 머릿속이나 교과서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통되는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식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지식의 유효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인터넷에 속에 있다. 미래의 교육은 틀에 박힌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웹사이트 안에 존재하는 정보를 찾아내어 자신만의 지식으로 만들어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이버 교육의 보편화에 따라 교사 역할도 달라길 것이다. 교사의 역할은 가르치는 것에서 지도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름도 교사 대신 가이드, 멘토, 퍼실리테이터가 될 것이다. 현재 일부 미국에서는 시험 볼 때 부분적으로 지식관련 정보기기를 활용하게끔 한다고 한다. 또 한 분야의 초능력 교수가 단독으로 전 세계의 모든 학생을 가르칠 수도 있다. 교육의 독점이 가능해진다는 논리이다.
미래 교육의 특성은 개별화 교육, 적시학습, 집단지성이다. 개별학습은 학생 개개인의 지적 수준과 그 사람이 배우고 싶어하는 분야와 현재 수준을 감안해 각자에게 맞는 지식을 제공하는 맞춤형 교육을 의미한다. 적시학습은 특정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그 지식을 제때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평생학습에 대한 필요성도 커진다. 마지막은 집단지성이다.
이 개념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이다. 1906년 영국 서부 소 시장에서 황소 몸무게 맞추기 대회를 개최했다. 많은 상금을 걸었기 때문에 787명에 이르는 다수의 군중이 참여했고 이 중에는 소 전문가도 몇 사람 있었다. 골턴은 소 한 마리를 데려다 놓고 소의 무게를 추정한 뒤 적어내게 했다. 어느 누구도 정확한 무게를 맞추지는 못했지만 787명의 군중이 적어낸 값을 평균한 결과 소수 전문가의 추정치보다 훨씬 실제에 가까웠다. 결론은 아주 단순하다. 소수의 전문가보다 다수의 비전문가의 지성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다.
집단지성의 가설은 “개인은 답을 몰라도 집단은 답을 알고 있다. 집단은 그 집단의 가장 우수한 개인보다 똑똑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개인보다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한 대표 사례가 위키피디아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서 전 세계 네티즌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개방형 인터넷 백과사전을 말한다. 언제든지 업데이트, 수정, 보완이 가능하다. 위키피디아의 항목은 브리태니커 사전보다 규모 면에서 120배의 차이가 날 정도로 많이 실려있다. 하지만 직원 숫자는 반대다. 위키피디아는 불과 20명이지만 브리태니커는 수백 명이 이른다. 이것이 집단 지성의 힘이다. 위키피디아는 개방, 참여, 공유가 기본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