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생활상은 다양하게 흐트러져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길거리를 다닐 때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다니는 모습이나 교복 옷을 입기는 하였으나 펄렁거리면서 다니는 등 학생으로써의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지 않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자식을 기른 부모도 바르게 기르고자 하는 문제의식이 희박하며, 직접 지도를 맡은 교사도 무감각증인지 방치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러나 아이들은 잘 지도하면 분명히 달라진다. 한 아이가 지도를 받고 필자에게 보내온 서신은 우리 아이들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체육수업 후 급식실로 가고 있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 그 이유는 운동화를 신은 채 급식실로 가고 있거나 실내화를 신고 체육수업을 받은 후 그대로 급식실로 향하던 우리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먼저 운동화를 신고 있던 친구들에게 실내화로 갈아 신고 나오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화가 나신 모습으로 실내화를 신고 있던 우리를 교장실로 부르셨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온갖 흙과 먼지가 묻은 실내화를 신고 급식실로 들어갔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아무생각 없이 실내화를 신고 흙을 밟던 내 모습이 굉장히 부끄럽게 느껴졌다.
수업이 끝난 후 조금이라도 빨리 밥을 먹기 위해서,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가 체육관에서 수업을 하게 되면 맨발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점 때문에 실내화를 신고 체육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등교한 후 1층 신발장에서부터 3층 교실까지 가는 그 동안에도 양말이 굉장히 더러워지곤 한다. 그 때마다 양말을 보며 짜증을 내거나 더럽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원인이 나에게 있었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문제 발생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항상 어떤 행동을 하기 이전에 옳은 행동인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행은 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인데 행동에서부터 이미 ‘나는 예의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한 것 같았다. 나 때문에 가장 청결해야 할 급식실 안에 먼지가 생기고 그 먼지가 호흡할 때 그대로 우리 몸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내 행동에 대해 많이 반성이 되었다.
앞으로 내 행동을 조심하는 것 뿐 아니라 주위 친구들에게도 잘 말해 주어야겠다. 실내화를 신고 중간걷기에 참여하거나 체육수업에 참가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친구야, 우리 운동화를 신고 나가자. 실내화는 실내에서만 신어야지! 실내화에 묻은 모래랑 먼지가 그대로 이 건물에 들어올 텐데 그러면 너에게도, 다른 친구들에게도 좋지 않을 거야. 우리가 먼저 조심해서 깨끗한 학교를 만들어보자!”라고 말하며 함께 운동화로 갈아 신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늘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학교장이 드리는 글 중 향기 나는 사람에 대한 글을 읽었다. 글을 읽으면서 결국 향기 역시 언행과 같이 나를 표현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겉모습이 예쁘고 멋있어도 불쾌한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는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것처럼 아무리 겉으로는 멀쩡하더라도 행동에 예의가 없고 상식이 없다면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고 싶어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나 자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오늘을 계기로 향기 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내 자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늦기 전에 깨달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부터라도 교복을 바르고 단정하게 입고 때와 장소를 가려 행동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행동해야겠다. 앞으로 좋은 향기를 풍기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잘 가꾸는 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