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이에게
오늘은 광양여중의 역사적인 40회 졸업식을 맞이하는 날이구나. 너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체구는 작지만 매사에 적극적이며 활달하고, 공부는 물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너의 모습을 지켜 본 소감을 그려보며 이글을 쓴다. 어떤 분야든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으니 그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구나. 요즘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공부라면 공부, 동아리 활동을 비롯하여 항상 학생회 자치활동에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기 그지없다.
네가 2학년 때 2박 3일의 용정중학교 체험학습을 참가하고 나서 느끼고 바람이었던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 학생의 의견 반영, 그리고 건강한 체력 유지를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해 주길 바랐던 너의 의견을 학교운영의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구나. 특히, 요즘 청소년들에게 결핍된 체력유지 관리를 위하여 우리 학교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었지.
중간 걷기 시간 운영, 줄넘기 대회, 스포츠 클럽 운영, 아침운동, 다양한 체육대회 프로그램 등은 학업에 시달린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넌 무엇보다도 행복한 학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생님들의 마음도 모두 그러하겠지만 특별히 네 마음속에 담은 이선례 선생님의 깊은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지치지 않고 댄스클럽 ‘라온’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으니 정말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겠지! 특히 더 나은 수업과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항해하는 광양여중호라는 선장의 역할을 하는 나로서는 마음 든든하기 그지없단다.
이제 올해 40회째가 되는 나의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면서 네 마음에 간직할 이야기를 전하고 싶구나.
지금부터 1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믿는다. 두뇌연구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스톡홀름대 에릭슨 박사는 ‘10년 법칙’이란 용어를 만들었지. 십년법칙이란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나 프로골프 신지애 선수, 가수 보아 등은 10년 이상 하루도 빼지 않고 연습한 결과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구나.
나는 오늘 졸업한 학생들이 10년 후에 이 교정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홈컴잉데이(Home Coming Day)” 축제를 준비하도록 선생님들께 부탁드렸다. 10년 후 여러 친구들이 어떤 모습으로 이곳에 올까 상상해 보는 일도 재미있는 일이아니겠니?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기 바란다. 10년 후에는 똑같이 출발한 친구들이라 할지라도 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노력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 “이게 내가 어렸을 때 그토록 꿈꾸었던 어른의 모습이란 말인가? 나는 왜 이 모양일까” 그러면서 어린 시절을 다시 되돌아본다.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산물이다. 만족한다면 그것 역시 과거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행복과 불행은 무엇이 결정하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이것은 정말 평범한 진리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삶의 여러 가지 통찰들은 많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터득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툴툴거리면서 사는 어른들은 하나같이 “되돌릴 수만 있다면 과거를 다시 살겠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오늘 역시 내일이 되면 과거가 된다. 만약 우리가 어른이 되어 깨닫게 될 삶의 통찰들을 지금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리가 행하는 많은 잘못과 실수들은 훨씬 덜 저지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너의 삶은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엄숙한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네 삶을 멋지게 살기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안녕!
2012년 2월 9일 교장 선생님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