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에 기인하여 미국에서도 폭동이 일어나고 영국에서도 이러한 행동이 거듭되어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배경에는 젊은이들의 고통이 들어 있다. 그런가 하면 한편으로는 글로벌화 되면서 세계속의 한국 위상이 높아지면서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문화, 노래, 역사, 드라마를 보고 배우려는 계층이 확산되고 있어 새로운 한국어 교사라는 직업이 주목 받고 있다.
나라 안에만 있으면 이러한 현상을 보고 느끼기 어렵다. 필자는 1987년 유학시절부터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어를 가르쳐 본 경험에 비추어 지금은 엄청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이는 매년 실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수의 증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문자가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찌아찌아어를 지키기 위해 바우바우시는 2008년 훈민정음학회와 한글 사용 및 한글교사 양성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글을 도입하였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바우바우시에 첫 한글교사로 다녀온 정덕영(50)씨는 한글을 가르치면서 겪은 경험을<찌아찌아 마을의 한글학교>란 책으로 펴낸바 있다.

국어 교사가 꿈이었던 이정민 교수는 대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9년부터 2년간 몽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 후 전공을 바꿨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난해 경희대 한국어교육학과가 배출한 1호 박사가 됐다. 그는 올 9월 프랑스 파리 7대학 동양학부 한국학과에 연구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부생과 대학원생 200여 명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어도 거의 못하는 이 교수가 파리에 온 지 1년 만에 국립대 연구교수가 되자 교민사회는 들썩였다는 것이다.
이정민 교수처럼 국내 대학의 한국어 교육학과 석박사 학위 졸업자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대학으로 진출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1990년대 후반 중국 유학생들이 몰려오면서 시작된 국내 대학의 한국어교육과 열풍은 2000년대 들어 외국인 유학생은 물론이고, 국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번져 나가고 있다. 한국어교육학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계명대 등 전국 50여 개 대학의 학부 또는 대학원에 설치돼 있다.
각 대학 한국어학과 석사과정에는 국어국문학과는 물론이고 다른 외국어 전공 졸업자까지 몰려 입학 경쟁률이 평균 10 대 1을 넘어선다. 그 이유는 취업률이 높고 해외 진출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경희대 한국어학과 학부생의 경우 지난해 6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전국에 140개가 넘는 대학부설 한국어학당이 있는 데다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도 2009년 14곳에서 올해 31개국 60곳으로 늘어 한국어 강사 수요가 점점 늘고 있어 홰외진출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도전하여 볼만한 기회가 주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종학당을 2013년까지 전 세계 12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같은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읽어 남이 하지 않는 언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가고싶어 하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우리 나라의 전통적 문화로 노래 지도, 사물놀이 지도, 태권도 등을 몸에 익히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런 인재는 일반 외교관이 못하는 일을 하는 자부심도 갖게 될 것이다. 만일 일본에 가고자 한다면 한국어를 전할 수 있는 정도의 일본어 수준이 절대로 필요하다. 한국어를 지식으로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박사학위가 있다할지라도 이를 전달하는 통로는 그 나라의 언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기는 뜨겁지만 이를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훌륭한 한국어 교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지원하는 행정은 조금 뒤떨어진 느낌이다. 정비가 요청된다. 왜냐하면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또 예산을 담당한 사람들이 이런 분야에서 가르쳐 본 경험의 축적이 전무한 가운데 있으니 일이 잘 추진될리가 만무하다. 이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의 분발과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과 매우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