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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화장실 청소 누가 할 것인가?



인간의 삶에서 화장실은 실내의 방만큼이나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이 지금까지 우리들의 인식밖에 있었다. 어려서 추억을 더듬어 보면 학교에서 벌의 하나로 잘못한 아이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거나 하는 정도여서 싫어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는 달리 화장실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는 '화장실 교육'이, 일본 초·중학교의 교육 현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를 통하여 변기를 더럽히지 않기 위한 매너 등을 전문가로부터 배우고, 청소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중부지역인 토야마현에 있는 나메리카와 시립서부초등학교는 2004년도부터 학급 활동 시간 등을 활용해, '화장실 체험 교실'을 수시로 실시해 왔다. 1년째는 '이런 화장실이 생기면 좋겠다'라는 테마로, 아동이 이상적인 색채를 서로 이야기했다. 작년 화장실을 개수할 때에는 벽에 붙이는 타일 그림이 실제로 활용되었다. 또 화장실내의 냄새나 밝기 등도 조사했다.

오카야마시에서는 2년 전부터 교육위원회가 시내의 초·중학교 각각 1교를 모델교로 지정하여, '청결함', '편리한 사용'등을 키워드로 화장실 정비를 진행시켜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 중 시립코죠중학교는 재해시 등에 지역의 고령자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화장실은 누구라도 사용하기 쉬운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것을 계기로 왜 이러한 디자인이 화장실에 필요한가를 전교 집회에서 학생들이 생각하기도 했다. 이 학습에는 도쿄에 있는 화장실기기 생산 담당자들로 구성한 '학교의 화장실연구회'가 협력했다.

동시 교육위원회의 이타노씨는 "화장실을 통해 개호 받는 측, 개호하는 측 등, 여러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도쿄의 오타구립 쿠하라초등학교에서는 금년 4월에 화장실 생산업체의 사원을 불러 1회 화장실 사용으로 13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것도 알게 되어 절수의 중요함이나 환경에 대한 배려를 가르쳤다. 이러한 '화장실 교육'을 하게 된 배경에는 학교의 화장실이 노후되어 각지에서 개수가 시작되었던 것을 계기로 어떤 화장실로 만들고 싶은가를 아이들이 생각하게 하는 등, 친밀한 교재로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학교현장에서는 청소 문제가 심각하여 용역을 주느니 어쩌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우리학교 화장실 청소문제에 변화가 일어났다. 화장실 부근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이어서 들여다 보았더니 몇명의 아이들이 장화를 신고, 손에는 고무 장갑을 낀 채 변기를 청소하고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봉사부 학생들이 오늘 학교 화장실 청소를 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주변에는 지도 선생님이 함께 청소를 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 아이들은 가정에서 공주로만 자라 화장실 청소를 시키면 반발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일시에 깨뜨렸다. 누군가가 변화를 위하여 앞장 서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일을 통하여 우리 학교는 조금씩 변하여 가고 있다. 선생님이 변하면 아이들이 변한다는 논리는 진실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화장실 청소 누가 할 것인가 고민하는 마음이 깨끗이 씻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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