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교육부총리 임명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에 내심 관심을 쏟았으나 관심은 곧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책임도 못지는 실언으로 교육계에 혼란을 주었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덜 성숙된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다가 장관이 물러나 버리면 책임지지 못하는 정책을 언제까지 해야하는 것인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일은 21세기 한국교육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소질·적성을 살려 창의력을 개발하는 교육이, 둘째로는 건전한 인품을 갖춘 시민을 육성하는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자는 스승과 제자의 사이는 경애와 신뢰가 돈독해야 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본분과 책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사 다면평가제를 생각해보자.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고, 교사가 교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가의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평가는 어디에 초점을 두고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 것이며, 또한 평가자의 교육에 대한 철학, 사상, 교육의 정도, 현교육 상황 이해도 등의 자질 문제는 어디에 기준을 둘 것이며, 그들은 과연 검증받은 수준이라 할 수 있을는지 묻고 싶다.
교사 다면평가제가 시행된다면 교사들의 열정은 사라질 것이고 평가의 잣대에 맞춰 수업을 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기계적인 교사로 전락할 것이다. 교사의 자리는 업무만을 처리하는 기계적인 자리가 결코 아니다.
학생과 교사가 한마음이 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를 지원하는 풍토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개혁이 아니라 조금씩, 점차적인 개혁이 훨씬 현명하다 하겠다.
교원 정년단축과 경제적 논리에 의한 수치놀음,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며 청소년 생활지도의 끈을 한꺼번에 풀어버린 것 등은 갑작스런 교육개혁이 실패한 좋은 예이다. 이런 실패를 거울삼아 교육부는 앞으로 신중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한 아이의 학부모 입장에서, 또 내가 키운 제자들을 떠올리며 교육이 얼마나 크고, 무섭고,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교사 평가'라는 위험천만한 발상에 또다시 교육이 멍들지나 않을지 현장은 우려하고 있다. 교권 존중 없이는 대한민국의 희망찬 교육 미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