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가 침체장 속에서 지루한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하고 있다. 미국의 대 이라크, 대북 공세 탓에 직접투자는 단기적으로 위험이 커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간접투자는 괜찮을 것 같다. 전쟁 뒤 그리고 하반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기대만치 회복되지 않더라도 기대심리가 주가를 일시 키울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흔한 간접투자 형태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펀드 중에서도 전환형 펀드 투자를 권할 만하다. 전환형 펀드는 투신운용사가 고객 투자금을 모아 주식투자와 채권투자를 병행하는 펀드다. 고객이 펀드에 돈을 맡길 때 창구에서 협의하거나 상품을 골라 목표수익률을 정한다. 펀드운용사는 보통 펀드 자산을 주로 주식으로 운용하다가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바로 주식을 팔고 펀드 자산을 채권이나 정기예금 같은 유동성 자산 투자로 돌린다.
이렇게 하면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린 뒤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수익을 고정시킬 수 있다. 주식은 시세 변동성과 수익성이 다 함께 높고 채권은 시세 변동성이 낮은 데 착안해 각각의 장점만 노리는 투자다. 그래서 '먹고 튀는 펀드', '치고 달리는(hit and run) 펀드'라고도 부른다. 지금처럼 박스권 장세에서 주가가 반짝 오를 때 수익을 내는 데 적당하다.
전환형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가입 시점. 주식 시세가 높을 때 가입했다가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에 투자한 원금도 못 건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이 충분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되거나 박스권 장세일 때라도 시세가 박스권 바닥에 있다는 확신이 설 때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목표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은 펀드는 경계하라. 펀드 상품은 각자 전환수익률을 제시한다. 해당 펀드가 주식투자를 끝내고 채권투자로 갈아타기 위해 설정한 목표수익률이다.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높게 정한 펀드는 목표수익을 내지 못해 계속 주식형펀드로 남아 있기 쉽다. 그러면 펀드 투자자로서는 투자금이 묶이거나 원금 손실을 본 채 만기를 맞을 수도 있다.
셋째, 같은 전환형 펀드 중에서도 펀드 자산 중 몇 퍼센트나 주식에 투자하는지는 제각기 다르므로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공격형, 안정형을 잘 골라야 한다. 펀드 일반에 모두 해당되는 얘기지만, 펀드에 넣은 돈을 언제든 되찾을 수 있는지, 수수료(환매수수료) 부담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