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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조 교육집회 참관기


지난달 25∼28일 일본 최대 교원조직인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은 나라현(奈良懸)에서 제52차 전국교육연구집회를 열었다. 일교조의 최대 연중 행사인 연수집회에는 올해도 4000여명의 교원, 학부모, 학생이 참가해 교과·주제 별로 26개 분과로 나뉘어 교육현장의 실천사례나 경험을 나누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번 연구집회에서는 일본도 한국과 매우 유사한 교육문제에 직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일교조 나까무라(中村) 사무총장은 기조 보고에서 '학급붕괴' '등교거부' '학교중퇴' '학력저하' 등이 학교 현장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학력저하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6월 일본 PTA 전국협의회가 실시한 '학교교육 개혁에 대한 보호자의 의식조사'에 의하면 70% 이상의 보호자가 새로운 교육과정 아래에서의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번 집회에서도 '학력저하'가 특별분과 주제로 선정돼 토론이 진행됐다. 기조발표는 OECD 교육국 평가분석과장인 Anderea Schlecher씨가 맡았다. 그는 "지식 노동자는 정기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이는 직업교육을 위해 평생학습체제로서의 교육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OECD 국제학생평가전문(PISA :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이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업 성취도 결과를 인용하면서 그는 "국제적으로 일본 학생들이 비교적 우수한 학업 성취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학력에 높은 관심과 참여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에 따르면 많은 국가들이 학생들 간의 학력 차를 좁히면서 동시에 높은 학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학력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나라들로서는 핀란드, 캐나다, 한국, 일본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으며, 이들 국가는 높은 학력과 비교적 균등한 학업 성취도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동경대학 이찌가와 신이찌(市川 伸一) 교수는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 학부모 학생 간의 신뢰 구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교사도 자신의 수업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꾸준히 청취하고 비판도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에서는 가정학습의 습관 형성을 위해 숙제를 정규적으로 제시하고 학부모들은 학습지원 활동을 강화하는 등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PTA전국협의회 소속 사까우찌 가즈꼬(坂內 和子) 씨는 "학부모들은 학교마다 수준 차이가 있어 특정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하는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학생들의 얘기에 진심으로 귀기울이고 학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매력적인 교사가 많아야 학력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경대학 시미즈 고오끼찌(志永 宏吉) 교수는 "학력을 논의함에 있어 우선 학력의 개념부터 규정해야 하며 학력이 단순한 교과 점수가 아닌 학생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여야 한다"며 다양한 평가척도 마련을 강조했다. 또 다른 특별분과에서는 '외국 학생이 보고 느낀 일본의 학교교육'이란 주제로 한국, 중국 등 2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발표에 나서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개선을 촉구했다.

재일 한국 학생인 한효연(韓曉娟) 양은 "학교에서 일본말이 서툴러 일본 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당했지만 집에 와서는 부모님 앞에서 사실을 숨기고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짓는 이중적인 생활을 했다"며 "자신이 어려운 학교 생활을 할 때 선생님께서 힘내라는 한 마디 격려만 해 주셨더라도 큰 힘이 됐겠지만 결코 그런 말을 한 마디도 해 주지 않아 무척 원망스러웠다"고 발표 내내 울먹였다.

또 다른 한국인 학생 조순화(曺順華) 양은 "일본에서의 차별과 놀림이 싫어 일본 이름으로 개명할까 몇 번이고 망설였다"며 "한국인이면서 한국말도 할 줄 모르는 자신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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