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육현장에서도 학교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의무교육 단계에서 "특색있는 학교 만들기"교육이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예를 들면, 전교적으로 영어교육을 특색으로써 홍보하는 공립초등학교에서는 영어 수업 준비를 위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회의를 한다. 한 중견교원은「그 만큼 다른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은 줄어든다. 국어나 산수는 아무 준비도 못하고 그때그때 대충하는 경우도 있다. 학부형은 우리학교를 선진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태는 부끄러울 따름이다」라고 털어 놓았다.
영어 이외에도 다른 공립초등학교 교원은「교장의 엉뚱한 착상 때문에 회의만 하다가 기본이 허술해졌다」라고 지적한 경우도 있다. 매일 있었던 회의는「이론」으로 시작되어 실천 내용의 결정까지는 수 개월이나 걸린다. 그 이후의 수업연구, 보고서 정리 등으로「학생들은 아랑곳없다」라고 이야기 하는 교사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학교는 정부의 표창을 받았지만「정년퇴직 후를 위한 교장의 실적 만드는데 이용당한 것뿐이라고 우리들은 생각하고 있다. 무리한 특색 만들기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차라리『특색이 없는 것이 특색』이라고 방침을 바꾸어, 기본적인 것에 힘을 쏟는 것이 더 낫다」라고 교원들끼리 푸념을 하였다. 이 교원은 이러한 준비를 하느라고 매일 아동들을 재촉하고, 만족스럽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고 이야기했다.
「특색 만들기」의 계기는 2002년의 신 학습지도요령 도입이다. 문부과학성은「배움의 권장」이라는 소책자에서「확실한 학력 향상을 위하여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를 호소하였다. 이것을 받아들이면서 자치단체는 교육위원회에 특별 예산이 나오고, 교장은 독자적인 그러나 너무 돌출되지 않을 정도의「특색 있는 계획」을 만들어, 예산 확보를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동시에 시작된 학교선택제도가 이 움직임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현장에서 독자적인 특색 만들기를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도내 어느 공립초등학교 부교장은 학교 선택제 자료로 교육위원회가 발행한 소책자용 자기학교 PR원고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예산권은 자치단체에, 인사권은 교육위원회가 쥐고 있어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원고 작성은 부교장의 일이지만 어느 학교나 부교장은 “작문”으로 고생하고 있다」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작년 가을에 도쿄도 아다치구가 학력 테스트 결과에 따른 예산배분을「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예산」으로 결정하여 비판을 받았지만, 비슷한 예는 형태를 바꾸어 이미 존재하고 있다. 연구개발 학교 지정 등으로 예산이 나오는 예가 바로 그것이다.「잘 하는 학교는 자금이 윤택해져서 보다 더 우수해지고, 잘 못하는 학교는 최저한의 예산으로 더 잘하라고 재촉 당한다. 선택제 도입으로 한 번 뒤떨어진 학교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라고 한탄하는 교원도 있다.
여유교육을 부르짖으면서 교원들의 아이들과의 접촉하는 시간을 빼앗고, 아이들의 자주성을 노래하면서 교원들의 자주성을 빼앗고, 학교에 특색 만들기를 권장하면서 교과 등 교육의 기본이 소홀해지고 있다. 이 이상 아이들을 실험대로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것이 일본 현장 교원들의 소리이다. 우리 교육도 누가 보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의 길을 가는 선생님들이 소외되지 않고 활동하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