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는 무릎에 유일하게 깊은 흉터가 있습니다. 60년대 말 초등학교 때라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영화 ‘외팔이 검객’을 보고 나서 생긴 상처입니다. 하늘을 붕붕 날면서 악당들을 쳐부수는 외팔이 검객이 너무 멋있었기에 흉내 낸다고 하늘 날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피 흘려 생긴 영광의 흔적입니다.
이후 ‘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헐크’등을 보면서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가 되어 수없이 많은 악당들을 물리치는 상상을 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염력, 투시력, 텔레파시 등의 초능력에도 관심이 많아 그런 종류의 책들을 읽으면서 내 안에 숨겨진 초능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으나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50이 된 지금도 정의의 사도에서 파렴치범으로 변질되기는 했지만 가끔씩 상상을 합니다. 투명인간이 되어 은행 털기, 여자 목욕탕 훔쳐보기 등 등.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면 운동회, 축제, 학부모 체육대회, 친목 행사 등등 많은 행사를 기획 실행해야 될 일들이 많습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기 전에 상상력을 이용하여 예행연습을 한 후에 계획 추진하면 행사 후에 아주 깔끔하고 멋진 행사였다고 칭찬 받을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행사 당일의 모습을 그림 그리듯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려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기획하는 내 입장뿐 아니라 참석자들의 마음 되어 보기입니다.
학생 · 학부모 · 동료 교사 · 학교장 · 내빈 등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입장(마음)이 되어서 생각합니다. 그것이 끝났으면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쓰는 것이 효과적일까? 학년 및 교사 개인의 특징을 고려한 사전 역할분담, 당일 역할 분담을 아주 구체적으로 할 일과 시한을 명시하여 제시합니다. 그런 다음 행사에 꼭 필요한 중요 담당자들과 협의를 통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한 논의를 합니다. 드디어 행사 당일! 룰루랄라 난 노래 부르며 놀다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생기면 그것에 대한 조치만 하면 됩니다.
행사를 기획 추진했는데 당일 담당자인 내가 바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면 그것은 잘못 기획된 행사입니다. 학교에는 인재가 많습니다.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해 내일처럼 도와 줄 사람을 만드는 것은 ‘생활의 기본’인 것 다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