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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피보다 나락이 더 많다’


온 교정에 연초록의 잎들이 싱그럽다. 새들의 사랑이야기가 요란스럽다. 분명 아름다운 오월이다. 우리 마음속에 사랑의 꽃이 피어나야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도 책상위의 신문 펼치기가 두렵다. 매체를 접하는 게 겁이 난다. 날만 새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터져 나오는데 교육현장의 모습도 예외는 아니다. 선정적인 같은 내용들이 연일 이어질 때는 가슴이 답답하다. 논술의 중요성 때문에 교실의 책상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런 보도를 접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아이들이 이러한 보도를 접하면서 학교를 선생님들을 과연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을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것 같다. 가장 아름다운 오월, 우리 모두는 참 힘들게 보내고 있다. 마음을 가다듬어 보려고 창밖의 푸른 신록을 내려다보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그러나 교실에서 열강하시는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차랑차랑하다. 우리의 자랑스런 보배들이 있어 그나마 행복함을 느끼며 매사에 열정을 쏟고 있다. 내가 아는 우리 선생님들 최고는 아닐지라도 성실히 묵묵히 교단을 지켜오고 있다.

최근에 한 선생님이 전해온 이야기다. 어느 원로선생님은 20년 가까이 제자들에게 아무도 모르게 장학금을 전달해 주었다고 한다. 그 제자가 좋은 결실을 맺어 선생님을 찾아와 지금까지 받은 장학금을 선생님에게 돌려주려 했다. 선생님은 그 제자에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부탁하시면서 되돌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몇 제자들에게 아무도 모르게 장학금을 전달한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 제자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러한 선행들이 언제까지나 묻혀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어느 선생님은 힘들게 교문경비하시는 나이 많으신 아저씨에게 수박과 양말을 드렸다고 한다. 경비아저씨가 가시면서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경비아저씨가 다른 회사로 가지 않고 계속 근무를 하고 있었다면 이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에 드러나지 않은, 묻혀있는 선행과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과 많은 선생님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현실들은 보도되지 않는 점에 대해 유감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언론은 우리 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앞장서 긍정적인 아름다운 선행들을 우리 시민들에게 잘 알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을 격려하여 교육현장이 신바람 나게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그래야만 사회가 나라가 발전하고 밝아진다.

각 학교마다 밝혀진 부정적인 면보다 묻힌 긍정적인 일들이 몇 십 배로 많다. ‘피보다 나락이 더 많다.’는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 아이들과 우리 모두에게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신 선생님! 언제나처럼 겸손과 열정을 한없이 보여주신 선생님. 우리 선생님들은 자기 자식보다 우리 학생들을 항상 먼저 생각한다. 책임감과 사명감이 투철하다. 힘든 어려움을 혼자 참아내며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서 헌신 봉사하고 있다. 교직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들도 얼마든지 바꾸어 내고 있다. 분명 공교육은 살아 움직인다.

우리 모두 희망을 이야기하자. 사명감으로 묵묵히 헌신하시는 선생님들,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고 물 흐르듯 자신을 아래로 낮추는, 언제 어디서든 겸손의 향기를 지니신 선생님들이 있어 우리 모두는 행복하다. 희망찬 내일을 위해 부끄러운 자화상을 하루 빨리 떨쳐내자. 그래서 부디 올 오월은 우리 모두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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