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소리 시인과, 전국 맛기행을 떠난 맛객 김용철과 함께 창원 비음산을 찾았다. 매화꽃이 만개해서 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비음산 등산로 입구의 농장에는 제법 많은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만개한 매화꽃 주변을 벌들이 떼를 지어 입맛을 다시며 맴돌고 있었다. 벌떼같이 몰려든다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빠! 근데 벌집은 어디있어요?”
여섯 살짜리 아들 녀석은 벌을 보자 벌집이 어디 있는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양봉하는 벌통에서 날아온 줄 알았다. 그런데 주변에 벌통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추위가 제법 매서운데도 벌써 벌들이 양성한 활동을 시작했다는게 의외였다. 도대체 이녀석들이 어디서 왔는지 필자 역시 궁금했지만 알 길이 없었다.
“글세. 아마 저 산 위쪽 어딘가에 벌집이 있겠지.”
카메라를 벌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을 시작했다. 첫 샷에서부터 벌 3마리가 한꺼번에 앵글에 잡혔다. 벌 2마리를 한꺼번에 사진에 잡으려고 해도 한참을 기다려도 될까 말까인데, 처음부터 벌 3마리가 잡혀서 기분이 좋았다. 꽃샘추위 속에 다가온 봄을 벌들이 먼저 알고 향기를 찾아 꿀을 모으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빠! 나도 사진찍고 싶어요.”
“그럼, 아빠 카메라폰으로 찍어봐.”
탐스러운 꽃망울을 자랑하는 매화와 벌을 보자 아들녀석도 덩달아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필자는 핸드폰을 카메라모드로 바꾸어서 병찬이에게 주었다.
“스마일”
“찰칵”
아들의 손에 들어간 핸드폰은 설정된 모드에 맞추어 소리를 내며 사진을 만들어냈다. 필자를 따라다니며 수없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또 모델이 되어 촬영을 해온 터라 촬영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촬영하는 자세가 장난이 아닌데요, 나중에 유명한 사진작가 한명 나오겠네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맛객 김용철이 한마디했다. 그렇게 4명이서 매화와 벌을 배경으로 촬영삼매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