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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 르포

사실은 좀 늦었거나 소홀했지 싶다. 창간 3주년, 통권 12호까지 신문을 내면서 영화 촬영장 르포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제3호에서 처음으로 김유정문학촌을 다녀온 후 거의 매호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르포이다.

김유정문학촌·지용문학관·아인스월드·‘야인시대’·‘불멸의 이순신’·‘해신’ 촬영장 등이 그동안 다녀온 곳들이다. 모아 놓고 보니 드라마 촬영장이 3곳이나 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을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가호리. 말이 고속도로지 웬만한 국도보다 못한 88고속도로를 달리는 짜증에다가 60km가 최고 속도인 왕복 2차선 도로 주행이 더해진 때문인지도 모르리라.

그러나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자그만치 1,180여 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세트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국민 4명중 1명꼴로 관람한 ‘국민영화’의 위용을 새삼 추억하려는데, 그만것쯤 감내 못하랴 싶었다. ‘전공인’들의 간접체험을 위한 르포를 다닐 때 노상 그랬던 것처럼.

오후 4시 30분 마침내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에 도착했다. 전주 출발 3시간 남짓 지나서였다. 세트장은 마산이 고향인 강제규감독이 합천군으로부터 토지를 무상 지원받아 약 11억원을 들여 지은 것이다. 이곳에서의 촬영기간은 약 5개월, 상영시간으로 따지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영화세트장 규모는 총 3만여 평. 애초에 68동의 당시 허름한 건물이 지어졌으나 가서 보니 다 있지는 았았다. 진태(장동건)가 구두닦이를 하던 서울 종로거리와 인민군 대좌(최민식)를 생포한 평양병원 건물 등이 스크린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자아낸다.

징집된 군인을 실어 나르는 증기식 기차와 전투신에 투입된 탱크며 트럭, 끊어진 다리와 페인트칠 벗겨진 상점건물 등이 가을의 따가운 햇살을 받아 고풍스럽게 빛나고 있다.

그 사이로 듬성듬성 관람객들이 보였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관객동원의 위용도 한물 간건지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오히려 관람에는 제격이다.

한편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에선 ‘태극기휘날리며’만 찍은 것이 아니었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천군’·‘웰컴 투 동막골’외에도 ‘야인시대’·‘패션70s’ 같은 드라마가 촬영되었다. 또 얼마전 끝난 KBS대하드라마 ‘서울 1945’를 찍기도 했다.

물론 8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지난 해 최고의 흥행작 (전체적으로 따져도 ‘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친구’에 이은 4위의 수치다.) 이 된 ‘웰컴 투 동막골’의 주촬영장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다. 인구 150여 명인 그곳은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매일매일 잔칫집 분위기라고 한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늦가을 햇살이 벌써 잦아들고 있다. 아무래도 초행길에 헷갈리지 않으려면 해가 있을 때 고속도로로 접어들어야 할 것 같다. 한번쯤 휴게소에서 쉬기야 하겠지만 꼬박 3시간을 달려야 하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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