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연세대에 의해 제기된 대학기여입학제 도입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부측의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기여입학제의 단계적 도입을 제안하고 나섰으며 또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사립대학의 재원확보를 위해 기여입학제를 점차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단, 산업자원부는 이공계 기술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기부금을 이공계 장학금과 시설확충에 사용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교육부는 기여입학제에 대해서 `국민계층간의 위화감조성 및 시기상조'를 내세워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대학기여입학제의 신속한 도입이 세계화시대에 우리의 대학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대부분 국내 대학들은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및 등록금에 의존해 학교를 경영하는데, 등록금 의존률이 70%에 이른다는 점은 대학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일반적으로 기여입학제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대학재정의 확보로 대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며, 반대의 이유로는 사회적 위화감 조성 및 대학의 서열화 조장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기여입학제 도입에 관한 반대의 비중이 큰 것이 사실이나 지난해보다는 반대여론이 수그러진 편이다. 대학기여입학제 실시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발생의 우려로 인해 도입을 반대한다느니 시기상조니 하는 논리는 수용하기 어렵다.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사회현상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심리상태의 만연이다.
즉, 1980년대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의 산물인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영향으로 우리의 삶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우열을 당연시하는 이러한 주의를 일부 국민이 수용하지 못한데 있다. 다른 사람의 우수성이나 노력을 인정하려들지 않으려는 심리가 팽배해져 있으며 자기의 환경이나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남과 같아져야 한다는 발상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이 대학의 발전을 위해 대학에 기부하고 충분한 지적능력을 가진 그들의 후손이 그 대학에 입학함을 왜곡된 눈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개인간의 능력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며 자신의 무능함을 사회구조의 잘못으로 돌리고 무조건 평등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제도 도입 전 대학측에서는 대학의 재정난을 국민이 납득하도록 이해시켜야 할 것이며, 도입 후 발생될 문제점이 최소화 되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