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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언> 교사의 자리

모 설문기관에서 실시하는 이동통신의 통화품질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한 적이 있다. 마지막에 직업을 표시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교사를 사무 기술직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다른 조사기관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에 별 개의치 않고 응했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그런데 얼마 전 대마초를 피던 사람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그 중에 교사도 끼어 있었던 모양이다. `사회 지도층 위치에 있는 모 중학교 교사를 비롯해…대마초를 피워….' 저녁 뉴스 진행자의 멘트가 또박또박 이어졌다. 사무 기술직으로 분류된 교사가 사회지도층으로 잠시 상승(?)되는 순간이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 말이 통하던 때, 학교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중심지였고 교사는 그 중심의 주체였다. 부모님의 말씀은 믿지 않아도 선생님의 말씀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는 시절엔 교사가 사회지도층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제 교사가 기술직으로 분류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법도 하다. 급변하는 첨단사회, 출세지향의 학벌주의, 개인주의 등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학교도 이제는 인격체를 키워 낸다기보다는 시류에 잘 적응하는 직업인을 만드는 역할에 치중하다보니 기술인 취급을 받지 않나 싶다.

그러나 교사의 지위하락은 현정부 들어 어느 여교사의 촌지 장부가 발견되면서 교육계 전체를 썩은 것처럼 몰고 간 여론에 의해 학생, 학부모, 교사 간에 싹튼 불신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기에 정년단축은 원로교사를 무능교사로 짓밟아 교단을 떠나게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교권이 추락했고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 부족으로 인한 부실한 공교육의 멍에를 써야 했다.

아울러 최소한의 수업분위기와 교실의 질서를 유지시킨 학생체벌을 무조건 금지한 조치는 뾰족한 대안조차 없는 상황에서 교실의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시켰고 오히려 교사의 입지를 약화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얼마 전 한국교육개발원이 내 논 `중등학교 교사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교직생활을 할수록 무력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항목에 57.1%가 `다소 그렇다', 28.6%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한계상황을 가늠하고도 남는다.

스승의 날을 맞아 나 역시 설자리를 잃은 교사의 자리를 절감하게 된다. 하지만 직업인을 키우는 직장인이기보다 `사람'을 길러내는 `스승'으로 내 자리를 찾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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