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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언> 보통교육의 붕어빵론

최근 들어 초·중등 교육의 획일성을 지적하면서 `붕어빵 교육'으로 비난하는 보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주장은 일면 수긍할 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지적들은 초·중등교육의 특성이나 실상과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붕어빵 교육론은 보통교육에 대한 애착보다 경시 풍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많은 교사들의 사기를 꺾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선 초·중등학교 교육을 사회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고 교원들의 부정적인 면을 확대·과장하는 보도는 자칫 어린 학생들의 정서에 심각한 상처를 줄 수 있어 자제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학교나 교사를 존경하지 않고 불신한다면 바람직한 인격 형성이나 가치관이 내면화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통교육정책은 학교를 성역 그대로 보존하면서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교사를 특권계급화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올바른 인격자로 키우기 위해서다. 초·중등학교에서 교과서를 사용한다고 `획일화'라고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교과서는 역사적으로 검증되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실들 중에서 학생들의 정서적·육체적 성장단계에 따라 선정·배열해 만든 것이다. 학자들의 이론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제정된 교과서 사용을 획일화 운운하는 주장은 매우 비이성적이다.

국정 교과서를 검인정으로 바꾸고 일부 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하자는 주장은 타당하지만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사용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은 보편적 가치교육을 강조하는 세계화의 흐름에도 배치되는 무책임한 주장일 뿐이다.
모두 알아야 할 것을 모든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획일화 교육이 아니다. 모든 학생이 인사 잘하고 정직하며 질서를 지키고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면, 그것은 장려할 일이지 결코 획일화라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오히려 보통교육이 철저하게 붕어빵을 만들지 못해 무질서나 도덕 파괴현상이 빚어지는 사실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교과서 외에도 학생의 특기나 관심, 능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하고 있다. 자치·봉사활동,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적 재량활동, 체험활동, 도·농 및 외국 학생과의 교환학습, 극기 활동, 특기·적성교육, 독서교육, 각종 학예 발표회, 토론회, 지구별 장학회 활동 등 다양한 협동(력)교육체제를 보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비교과 활동에도 교사들은 수업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고 있다.

붕어빵 교육론을 접하면서 `다양화'는 단수냐 복수냐 하는 양적 개념이 아니라, 학습목표 달성에 효과적이냐 아니냐 하는 질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구색 맞추기식으로 바람직한 것과 바람직하지 내용과 활동을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거나 수업이 난상 토론으로 유야무야로 끝나도록 하는 것은 다양화가 아니라 무책임한 일일뿐이다. 학생들에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영상물이나 출판물 등의 시청을 금지시키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다양화는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지 결코 목표가 아니다. 따라서 육체적·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회화와 가치의 내면화를 교육목표로 하는 보통교육의 특성을 무시한 붕어빵식 비판론은 합리성이 결여된 무책임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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