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더욱이 작년 12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됨에 따라 인성교육을 교육 국정운영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다.
세계 유수대학 MMI 도입
바른 인성이 갖춰져야 올바른 윤리의식과 가치관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현재 초·중·고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이러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서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입시전형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전국의 여러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인성 중심의 면접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의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실력이나 스펙은 모두 상위 수준이고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성적만 가지고 선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부 비윤리적인 의사들 때문에 의료사고와 의료분쟁이 자주 일어남에 따라 올바른 인성을 지닌 의료인재의 확보가 절실하게 된 데에도 그 이유가 있다. 따라서 각 의대에서는 바른 인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형식의 인성면접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 기존의 전통적인 의대 면접방식으로는 입학 후 학생들의 학업 성취능력, 의사가 된 후 조직 내에서의 대인관계, 의사로서의 윤리성, 환자를 대할 때 도덕적 판단력과 같은 인성적 측면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접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MMI(Multiple Mini Interview)’다. 여러 차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인성면접을 수행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다중미니면접’ 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MMI면접’은 2001년 캐나다 맥마스터(McMaster) 의대에서 최초로 설계된 면접방식으로 개인의 품성, 가치관, 태도, 기질, 장점과 강점 등 의사로서 올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자 설계된 것이다. 현재 ‘MMI면접’은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등의 세계적인 의대에서도 중요한 학생선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부터 ‘MMI면접’과 유사한 ‘다중미니면접’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의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MMI면접’을 도입해 윤리성, 정직성, 도덕성, 사회성, 공감능력, 의사소통 능력, 자아성찰, 자기이해, 가치관 등을 검증하고 있다.
여타 분야 입시로 확산되길
서울대 의대의 경우 ‘MMI면접’의 진행방식은 지원자가 여러 개의 면접 방(6∼9개)으로 차례로 들어가 주어진 시간(7∼8분) 내에 인성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형식으로 수행된다. 각 면접 방(station)에서는 2~3명의 면접관이 지원자 개인 별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
의대나 의전원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평상시에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윤리와 철학, 인간과 생명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면서 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성적 소양을 기르게 되면 따뜻하고 인정 있는 인간다운 의사의 자질 또한 기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각 의대나 의전원 입시에서 이러한 인성 중심의 ‘MMI면접’이 보다 확대돼 미래 우리 사회의 의료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인재가 많이 양성되면 좋겠다. 의대 외 다른 분야 입시에서도 이 같은 방법을 응용해 인성교육 정착을 한 발 앞당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