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복지 수준의 국제 비교’ 논문에 의하면 한국의 국민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3위를 기록했다.
OECD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또한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2014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연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6년째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와 결과는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청소년기의 불행감은 성인기의 불행감으로 연계된다는 추측도 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왜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까? 기실 행복은 최고의 가치이자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도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은 성적이 행복 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척도인양 성적 올리기에 매달리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하에서 삶의 여유를 상실한 채 스트레스로 시달린다.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한 미래를 위해 경쟁적인 오늘을 초조와 불안감속에서 살고 있다.
통계청의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 자살의 주된 원인은 성적 및 진학문제(39.2%)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부의 보고서에도 학생들이 학교를 싫어하는 이유가 수업이 재미없고, 지나치게 엄격하고, 획일적인 틀 속에 학생들을 가두고 있으며, 모든 것을 점수로 환원하고, 성적으로 줄을 세워 차별하고 있고, 가르치는 것에 속도감도 없고 참신함이 없는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가정불화 등 가정교육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유추컨대 가정에서의 가족 간 여가활동 및 대화결여, 가정의 불화, 성적.입시위주의 가정.학교교육 풍토 등이 학생들로 하여금 극심한 스트레스를 갖게 하고 불행감을 갖게 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초.중학생이 행복의 조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꼽은 것과,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나 상황’에 대해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23.3%)’과 ‘학습 부담(20.8%)’ 등을 가장 많이 꼽은 것이 이런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입시위주 교육에서 탈피해야
대체로 행복한 사람은 놀랄 정도로 원기 왕성하고, 결단성, 융통성, 사교성이 넘치는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이들은 남을 믿고, 사랑하고, 타인을 수용할 줄도 안다. 여러 실험결과들에 의하면 행복한 사람들이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소위 ‘기분이 좋으면 좋은 일을 하게 된다(feel-good, do-good phenomenon)’는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행복은 인간의 개인적 삶뿐만 아니라 사회마저도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혼탁하기 그지없다. 정치, 경제, 교육 분야가 모두 그러하다. 그 혼탁함 속에서 과연 청소년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 부디 을미년 새해에는 교육의 화두가 ‘청소년들의 행복한 삶’이 되어야 한다.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천해야 한다. 그리하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자살률이 내려가면서 행복한 삶이 담보된다면, 불원간 행복한 사회가 도래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