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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마지막까지 제자들만 생각한 ‘참스승’

21일 오전 4시 30분 강민규(52) 안산 단원고 교감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발인식 후 강 교감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는 마지막으로 단원고 운동장과 자택을 한 바퀴 돌고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강 교감은 구조된 뒤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에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며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고 적은 유서를 남겼다. 유서 말미에는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썼다.

그러나 혼자 살아나왔다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의 비난과는 달리 강 교감이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 쓰러져 구조된 사실이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강 교감은 세월호에서 탈출을 못하고 있던 대학생 A(21·여)씨 일행의 손을 잡고 밖으로 이끌어줬다. A씨가 구조헬기를 탄 이후에도 그는 헬기에 오르지 않고 “빨리 나와라. 이쪽으로 와라”고 외치며 배에 남아 학생구조에 힘썼다. A씨가 목격한 강 교감의 구조인원만 6~7명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강 교감이 구조된 것은 그가 평소 지병인 저혈압으로 잠시 정신을 잃은 뒤다. 그는 구조된 뒤에도 “학생들에게 가야 한다”며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김진명 교장은 “강 교감은 책임감이 강하고 솔선수범하는 헌신적 성격이었다”며 “그가 ‘혼자 살아나온 죄인’이라고 할 때마다 ‘걱정 마라’고 다독이곤 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졸업한 제자들도 “항상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주시고 정말 따뜻한 분이셨다”고 강 교감의 생전 모습을 전했다.

강 교감만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 것이 아니다. 2학년 5반 담임 이해봉(32) 교사도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여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을 구조하고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배로 들어가다 변을 당했다. 가족들은 “중학교 때부터 늘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아이들을 먼저 챙기고 떠났으니 하늘나라로 갔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구조된 학생들에 따르면 인성생활부장을 맡은 고창석 교사(39)도 남윤철 교사(35)와 함께 제자 한명 한명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빨리 나가라”며 학생들의 탈출을 도왔지만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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