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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왜, 가르침의 철학인가?

몇 년 전 지역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할 때 한 통의 민원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모 학교에의 방과후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민원은 학교 주변의 민원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긴 했지만 민원이기에 처리해야 하므로 학교에 상황을 알아봤다. 학교의 답변은 선행학습이 아니라 심화보충이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선행학습이고 무엇이 심화보충일까? 그 경계선은 어디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관련 공문을 알아보고, 상급기관에 유권해석도 의뢰하고, 나름대로 인터넷도 검색해 답을 찾으려고 시도를 해봤다. 결론은 뚜렷한 정의가 없고, 모든 교육관계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합의된 개념 없이 혼란 빠진 교육

교육현장의 이런 혼란은 선행학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유학기제’, ‘사회적배려대상’,‘교권’ 등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정의돼 모든 교육공동체의 합의를 얻은 것이 없다. 나가는 길을 알 수 없는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 이런 혼란에서 자유스러워지는 방법은 없을까? 언어의 ‘애매성’과 ‘모호성’을 다 극복하고 우리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교육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을까?

현재의 상황이 어려워 극복할 수 없을 때 자신의 감정과 행동, 사고 등을 되돌아보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현재의 우리 교육현장도 이런 성찰이 필요할 때다.

현장에만 너무 몰입해 있는 우리는 교·사대에서 맨 처음 나오는 화두 ‘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잊고 있다. 교사인 우리들은 오늘 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교육적인가?’라는 자문을 잊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잊고 있는 질문이 많다. ‘내가 오늘도 4시간 운영한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교사인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오늘 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학교는 왜 있는 것이며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하나?’ 등. 이제 현장에서 한 걸음 떨어져 우리의 생각과 행동, 감정 등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가르치는 것을 천명으로 받은 우리들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철학적인 모습이 아닐까?

서울시교육연수원이 기획한 ‘가르침의 철학’이라는 새로운 연수과정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학 산책’을 시작으로 ‘세계비교교육’, ‘교사론과 교권’ 연수가 시리즈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리즈 중 맨 처음 개설되는 ‘교육학산책’은 선생님들에게 학교 현장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선생님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은 무엇인가?’, ‘수업은 무엇인가?’, ‘교사는 누구인가?’,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학생은 누구인가?’ 등 5가지 주제에 대한 전문가 강의와 토론,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 의미부터 다시 성찰해야

이어질 ‘세계비교교육’은 세계 교육과의 비교 속에서 한국교육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 ‘교사론과 교권’에서는 교사의 역할, 교권의 의미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연수가 학교, 학생, 교사, 한국교육 등에 대한 선생님의 안목을 새롭게 하고 교육학 이론 제공을 통해 선생님의 전문성 제고에 기여하기를 기대하며 노은 시인의 ‘여백이 가득한 사랑’ 중 한 구절을 되새겨본다. “앞을 향해 걷기에도 바쁘고 힘겨운 삶이지만, 때때로 분주한 걸음을 멈추어 서서 뒤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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