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해서는 현재 1∼4년 과정으로 천차만별인 유치원·보육교사 양성체제를 탈피해 최소한 초·중등 교사처럼 4년제 대학 과정에서 `유아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유아교사의 양성과 관리 업무를 일원화해 교육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교원교육학회(회장 서정화)가 7일 경남대 대회의실에서 연 제35차 학술대회에서 나정 연구위원(한국교육개발원)은 `유아교육의 기능변화와 교원양성정책' 주제발표를 통해 유아교사 양성·자격·교육과정의 일원화를 제시했다.
나 연구위원은 "교육과 보육을 애써 구분해 양성기관과 주무 부처를 달리함으로써 유치원 교사는 2, 4년제 대학에서, 보육교사는 1년 단기양성소에서부터 2, 4년제 관련 학과에서 배출돼 교사간 학력수준이 다르고 양성기관에 따라 교육과정도 교육과 보육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이는 유아교사의 기준 학력을 높이고 교육과 보육을 통합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의 추세를 거스르고 결과적으로 유치원, 어린이집 유아에게 불평등한 교육을 제공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진 각국의 유아교사 양성체제'에 따르면 초등 교사와 동등한 학력을 갖추게 하고, 국가고사제 등 자격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초중등 교사와 동일하게 2, 4년제 대학이나 학사학위 후 1년제 대학원 과정에서 양성하며 미국도 유아교육 관련 4년제 학사학위 소지자에게 자격을 주고 있다. 그 외의 양성과정에 배출된 교사는 유아보모, 놀이집단 종사자 등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또 프랑스는 학사학위 소지자에게 2년간의 전문 교사교육을 시키고 국가고사를 통해 자격을 부여하며, 독일은 3년제 전문학교에서 양성하는데 2차에 걸친 자격시험과 시보교사로서의 현장 실습을 거쳐야 한다.
나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초중등 교사와 동등한 학력을 요구하는 추세"라며 "우리 나라도 유아교사 자격취득을 위한 최저학력을 초·중등 교사와 동일하게 4년제 대학 졸업이나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4년제 대학 출신은 공립유치원에, 2년제 대학 출신은 사립유치원과 공립 보육시설에, 보육교사 교육원 출신은 민간 보육시설에 주로 근무하고 있다"는 나 연구위원은 "유아들의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유아교사 양성기관의 교수진, 프로그램, 교육기간 등이 균등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4년제 대학은 2급 정교사, 2년제 대학은 3급 정교사, 보육교사 교육원은 보조교사 양성과정으로 정비하고 장기적으로는 4년제 대학에서만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과정도 교육과 보호 기능을 통합해 전공 과목의 비율을 발달 관련 과목 20%, 교육 관련 과목 50%, 복지 관련 과목 20% 수준 등으로 표준화하고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의 운영'과 같은 과목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한편, 6학점 이상의 실습시간 확보도 제안했다.
나 연구위원은 "이처럼 체계적인 양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주무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하고 동시에 유아교사 자격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정책의 쟁점과 교육의 질 향상 과제'를 발표한 윤종건 한국외대 교수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으로 볼 때, 유치원 교사는 4년제 대학에서 양성해야 하며 전문대학에서는 유아교육학과만 따로 병설 유아교원양성소로 명칭을 바꿔서라도 4년제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자격에 상응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립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와 복지후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허숙 인천교대 교수의 `7차 교육과정의 운영과 교원의 능력개발', 신현석 고려대 교수의 `교육여건 개선사업과 교원 수급정책', 전제상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의 `교원평가와 교원성과급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