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교육이 들어서면서 교사들 사이에서는 ICT활용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화려한 기술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과 기기와 기술에 익숙한 ‘일부 교사들의 쇼맨십’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회의적인 이야기들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 환경이라는 거스르기 쉽지 않은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아이들과 발달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교육을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교실의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교실을 비운 바깥세상에서의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아이들은 스마트기기와 관련 콘텐츠에 힘써 나아가는 환경에 쉽게 접근하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살아가고 소통하고 있다. 소위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말이다. 이들도 스스로의 주관을 갖고 잘 움직여 가는 장점을 갖고 잇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의 변화와는 달리 아이들을 이끌어줄 교육의 트렌드가 없는 것 같다. 스마트 세상! 이는 교실 현장에서 더 이상 스마트교육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교실에 있는 우리 모습은 어떤가. 수업은 기본, 업무는 우선, 담임은 최선, 입시와 진로는 필수라는 4중고에 대한민국 교사로서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 쉬운 일은 아닌 듯싶다. 거기에 감정억제노동자로 사는 교사와 감정표출 자유인으로서의 아이들이 대결하면서 적잖은 고민들이 내내 이어진다. 바쁘다는 것이 핑계라고만 할 수 없다. 용기를 빼앗고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하는 현실 속에서 스마트 교육이라는 새로운 흐름은 또 하나의 처리해야 할 업무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교육은 보다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영화 ‘완득이’에서 “세상이 다 대학이다”라고 말한 선생님의 대사가 귀를 솔깃하게 한다. 배움의 성패는 대부분 교실 밖에서 좌우되는 것이다. 스마트 교육의 핵심은 배움의 성공이 교실 안에서 이뤄진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배움의 기회를 모둠 기술을 바탕으로 확장해 아이들에게 밀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첫째, 아이들과 부모님과의 소통의 기회를 확장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뇌는 큰 실패를 작게 해주고, 작은 성공을 크게 해줄 때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아이들이나 부모들과 SNS소통, 구글의 간단한 협업문서도구의 참여와 소통으로 시작해 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댓글과 답글에 목말라하고, 부모님들은 아무 말 없는 자식에게 목마르고, 무소식으로 침묵하는 교사에게 늘 화가 나 있다. 스마트 교육에 대한 관심과 배움이라는 작은 성공에서 출발해 보면 어떨까.
둘째, 학교생활에서 아이들과 삶을 밀착시킬 기회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칭찬의 기준은 아이의 현재이며, 격려란 현재의 모습에서 신기함을 포착해 강화를 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관찰하고, 순간을 포착하고, 수업시간에 변화된 모습을 인지해 미러링 기술 등 을 활용해 피드백을 주면 아이들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한 개인으로서의 자존감을 갖게 도와줄 수 있다. 스마트교육이 학급생활과 수업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사에게는 아이들을 이끌어 줘야 하는 책무가 있는 만큼 희망을 갖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셋째, 교사로 살아가는 재미와 열정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땅에는 길이 없고,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된다고 한다. 한 인간으로서 처음부터 교사가 되기로 하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학창시절을 보내며 그 누군가의 영향으로 교사로서의 엔진이 발동돼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시작했을 것이다. 교사가 입을 열면 교사가 힘들고, 교사가 입을 다물면 학생은 더 힘이 든다. 스마트 교육은 쓸쓸한 21세기 그늘에서의 외로움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에게 실제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재구성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교사로서의 재미와 교사 간의 열정을 되새겨 주는 통로가 되지 않을까.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아이들 속에서 구원을 받는다. 스마트 교육, 공교육의 구원투수이자 와일드카드다. 교사로서 배우고자 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이될 것이다. 이 노력은 아이를 성장시키고, 스마트 세상에서 성공을 경험하게 할 것이며, 결국 교사를 받아들이게 하지 않을까. 선생님이 스마트하게 한 발 다가가면, 아이들은 두 발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