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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학생 68% 운동 전혀 안 해

여학생 체육활성화 세미나…"입시에 밀린 학교체육 살려야"



여성 건강이 대한민국 미래 결정: ‘여학생 체육’ 단일 주제 첫 행사

정부는 학교폭력근절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체육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학교 체육시수를 주당 4시간으로 확대편성(학교스포츠클럽 포함)하고 모든 중학생이 1개 이상 학교스포츠클럽에 가입해 주당 1~2시간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 한층 강화된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여학생의 체육활동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체육과학연구원이 발표한 2010년도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여자 청소년 가운데 67.8%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한국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이사장 안양옥)는 대한체육회, 한국스포츠교육학회, 한국체육학회와 공동으로 14일 오후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여학생 학교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여학생 체육활동만을 주제로 열리는 첫 행사이기도 한 이번 ‘학교폭력 해소를 위한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에서 현장 교육전문가들과 학생들이 내놓은 연구 발표를 통해 우리 체육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장차 아이를 출산해 자녀교육을 책임질 여학생들이 충분한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 건전한 인성을 갖도록 하는 것은 우리나라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과제다."

여학생 체육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안양옥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여학생 체육활동을 저해하는 학교현장의 문제점과 대안을 놓고 참석자들의 뜨거운 토론이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경숙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교수는 "체육활동이 중학교 체육수업시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학교스포츠클럽 리그 확대 운영 등 정책을 통해 강화되고 있으나, 여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저해요소로 체육활동에 대한 실패경험, 스포츠에 대한 경험과 인식 부족, 열악한 수업 환경, 여학생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수준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해 초1 또는 3학년부터 고3까지 10~ 12년간을 고려한 안정적·체계적인 중장기 계획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법적 장치와 전담기구(부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정측면에서 ▲안정적 재정적 지원 ▲여학생 체육활동 연구학교 선정 확대 및 자생력 확보 ▲재정 지원 시 일정수준 이상의 여학생 참여 유지 권장이 필요하고, 체육시설 및 환경 측면에서는 ▲매력 있는 체육교육환경 조성 ▲여학생을 위한 '움직임 Zone' 마련 ▲여학생 중심 체육활동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체육교사·지도자 관리 및 교육측면에서는 ▲여성체육 전문 연구 및 관리 담당 인력 배치 ▲타 교과 교사의 참여 권유 ▲체육교사 및 지도자 상시교육센터 설립을, 홍보측면에서는 ▲혼성학급 체육수업 가이드라인 제공 ▲여학생 체육활동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장했다.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여학생 신체활동 문화를 고려해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 제공 ▲ 지역 체육기관 연계 방과후 체육활동 프로그램 ▲여학생 선호 종목 중심 교내경기대회 활성화 ▲스포츠 관련 기초운동수행능력 기준 제공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스트레스나 푸는 시간"…왜곡된 인식 고쳐야

초·중·고·대학 교육자, 학생, 학부모를 대표해 참석한 지정 토론자들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중 가장 먼저 문제로 지적된 것은 체육수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다.

김갑철 서울대림초 교사는 "체육활동 내실화를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신체활동 가치를 내면화해야 하는데, 지금 상당수 초등학교에서는 체육수업을 스트레스 해소 시간 정도로 인식하는 등 체육활동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학생들이 초등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체육활동을 경험해 체육활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교사들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숙 서울 방배중 학부모는 "요즘은 중학교 학부모들도 오로지 입시에만 관심이 있지 학교체육 등 다른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먼저 풀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등학교 때는 시설이나 강사 지원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는데 중학교는 지원이 부족한 것 같다"며 개선을 당부했다. 고교생 대표로 참석한 정수민 서울 서초고 학생은 "입시가 중요한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운동하라고 강요하거나 체육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여학생의 흥미를 유도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남학생 함께 수업 부담 커…분반수업, 샤워실 필요

여학생들에 대한 신체적·심리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니 신체적 부담이 크고 어려운데다, 운동 후 씻고 옷을 갈아입을 변변한 공간조차 없어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샤워실, 탈의장 등 위생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 체육활동 참가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영국 연구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구영호 전국 초등스포츠강사연합회 사무국장은 "여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남학생과 함께 수업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혼성수업과 분리수업을 적절히 안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초등 스포츠강사 상당수가 중등자격증 소지자여서 초등학생에 맞는 수업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연수 프로그램의 확충을 당부했다.

목운중 김예인 학생 역시 "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셔틀런, 농구, 배구 같은 운동은 여학생들이 하기에 너무 어렵다"면서 "커리큘럼을 개정하고 수준별·종목별 분반수업을 활성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영구 충북교육청 장학관은 "뉴스포츠를 통해 여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높인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여학생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계숙 서울교육청 장학관은 "요즘 여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다이어트"라며 "요가, 스트레칭, 호신술, 인공 암벽 등 몸매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을 도입해 여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육과학기술부를 대표해 세미나를 찾은 김응권 1차관은 "그동안 교육계 주요현안에 대한 정책제안과 협조로 파트너십을 보여준 한국교총에서 또 한 번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제시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14일 서울 교총회관에서 열린 여학생 학교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공동 세미나에서 정영구 충북도교육청 장학관이 뉴스포츠·자율적 체육 수행평가를 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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