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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월요논단> 전국적 학교 내진 실태 조사 시급

학교는 유사시 대피소, 내진 보강 중요해
내진에 약한 교실 창문 쪽 우선 보강을

바깥에서 일어난 큰 지진피해로 우리나라에서 다시 한 번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앞서 일어난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학교의 지진 피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지진피해가 엄청나게 크다. 3월 11일 발생한 일본 동북지방의 지진은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까지 이어지면서 일주일 이상 뉴스 시간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지진이 발생하면 국회에서 한번, 행정자치부, 그리고 각 관계부처가 파상적으로 실태조사부터 시작한다. 항상 보고서 1장 수준에 원칙만을 반복하고 머물다가 밀물처럼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현재 우리 국민에게는 안전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3월에 밀어닥친 우리나라의 지진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지도 의심스럽다. 눈앞에 닥쳐야 시설을 보완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다. 지진을 포함한 자연재해, 그리고 화재와 같은 사람이 만든 재해에서 안전하게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어른들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현행 국토해양부에서 관장하는 내진설계기준(1988년 시작)에 따르면 사용자가 많은 건물은 일반건물에서 적용하는 지진하중의 크기를 1.5배까지 증가시켜 안전도를 높이도록 한다. 반면 2008년 교과부에서 만든 내진설계기준은 학생수 1500명 이상의 학교 시설물에 지진하중을 증가시키게 했다. 이 설계기준으로 과연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지진을 만나면 안전할까? 50명 이하의 유치원 그리고 작은 규모의 학교는 지진에 덜 안전해도 된다는 경제논리가 좋은지 다시 생각해보자. 학교 시설물은 교실, 강당, 도서관, 식당으로 이루어진 교육 공간이다. 그리고 재해 후 지역사회에 대피소의 공간으로 이용된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학교의 내진 보강은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 학교의 지진에 취약성은 교실구조에 있다. 기둥과 보로 이루어진 간단한 콘크리트 골조에 짧은 방향으로 각각의 교실사이에 벽돌에 채워지고 긴 방향으로는 창문을 내어진 구조 시스템이다. 예상되는 지진에 취약한 방향은 그 창문이 있는 긴 방향이다. 창문이 있는 쪽의 기둥은 원래 설계할 때 대부분 전체 교실의 높이로 설계 시공한다. 그러나 창문 때문에 벽체의 허리춤으로 기둥이 짧아진다. 짧아진 기둥은 지진하중을 그 만큼 크게 받는다. 짧은 젓가락은 긴 젓가락보다 휘기 어려워 그 만큼 자기 능력보다 힘을 많이 받아 먼저 파괴되는 이치와 같다.

이 같은 학교 교실의 구조는 일본, 대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만은 몇 년 전 큰 지진 발생 후 학교건물의 내진성능 확보를 위해 대대적으로 학교건축에 대해 내진성능을 파악한 작업을 수행했다. 현장 조사와 실험결과 지진하중처럼 옆으로 밀어보니 기울기가 얼마 되지 않아 폭삭 무너졌다. 이러한 경향은 구조 시스템으로 보면 골조가 지진하중에 적절하지 않고 철근 콘크리트 기둥과 보에 적절하게 철근이 배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내진설계기준에서 정한 지진하중에 대한 건물의 기울기에 대한 값에 비해 반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거의 유사한 우리나라 학교 건물에서 우선 학교 건물의 긴 방향에 대한 적절한 내진보강이 시급하다. 하지만 내진 보강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며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 현재 학교건물의 시공은 대개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기술의 도입과 질에 대해 제3자에 의해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전국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며 반드시 전문가가 해야 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구조공학자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봉사하는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 데이터를 취합한 후에는 정부에서 내진보강의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해야 한다.

또한 과정은 우리 아이들에 대한 안전 확보를 위한 것이므로 모든 면에 세밀해야 한다. 생각은 크게 하고 실행은 세밀해야 언제 닥칠지 모를 유사한 자연재해에 그나마 대비할 수 있다. 이러한 계획은 중장기적인 예산이 확보돼야 실행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이 이 밝은 미래의 첫날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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