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쓸 수 있는 돈 9백만원은 1년 뒤에 쓸 천만원과 같다. 뒤집어 말하면, 1년 뒤 쓸 수 있는 돈 천만원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 9백만원 밖에 안된다. 요컨대 돈이란 같은 금액이라도 언제 쓸 수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이재에 밝은 사람들은 늘 돈의 시간가치를 감 안해 소비하고 투자하게 마련이다"
재테크를 잘 하는 사람을 두고 흔히 '이재(理財) 감각이 있다'고 얘기한다. 이재감각의 본질은 무엇일까? 돈의 시간가치를 아는 데 있다. 천만원을 만기 1년짜리 은행적금에 넣어둔다 하자. 도중에 적금을 깨지 않는 한 적금한 천만원은 1년 뒤라야 쓸 수 있다. 이렇게 1년 뒤에나 쓸 수 있는 천만원은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천만원에 비해 가치가 낮다. 왜 그런지 실제로 계산해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은행 예금 이자율이 연 10%라 하자. 1년 뒤 천만원을 꺼내 쓰려면 오늘 약 9백만원만 예금하면 된다. 9백만원을 1년간 이자가 10% 붙는 예금에 넣어두면 이자가 9십만원 붙으므로 원리금은 990만원. 거의 천만원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 쓸 수 있는 돈 9백만원은 1년 뒤라야 쓸 수 있는 돈 천만원과 거의 같다. 뒤집어 말하면, 1년 뒤 쓸 수 있는 돈 천만원은 오늘 현재 가치로 따지면 약 9백만원밖에 안된다. 이렇게 돈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진다. 1년 뒤 천만원의 가치를 오늘 현재 가치로 환산하려면, 현재 금액 천만원에서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을 빼면 된다.
돈을 꾼 사람이 빌려준 이에게 이자를 내주는 것도 돈 가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갑이 을에게 빌려준 돈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떨어진다. 이자란 따지고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떨어지는 돈 가치를 보상해주는 것이다. 은행에 예금한 고객이 이자를 받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예금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떨어지는 가치만큼을 이자로 보상해준다.
요컨대 돈이란 같은 금액이라도 언제 쓸 수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이재에 밝은 사람들은 늘 돈의 시간가치를 감안해 소비하 투자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