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최모(37.여)씨는 요즘 새벽이면 불안해 잠을 설친다.
최근 들어 잠들었던 딸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최씨의 딸은 지난 9일 서동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이 학교 3학년생이 15t 덤프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지는 처참한 사고를 목격했는데 이후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 당시 서동초등학교 학생과 주민, 방과 후 학원에 가기 위해 학원차를 타고 서동초등학교에 들렀던 다른 학교 학생 등 20-30명이 참사를 목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목격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최씨의 딸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서산시교육청은 파악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대부분 어느 정도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 자해적 행동이나 직업적 무능력, 대인관계 장애가 나타나 사회생활이 어려운 지경까지 놓이게 된다.
서산에서 정신과의원을 운영하는 김명수(44) 원장은 "서동초등학교 학부모가 찾아와 아이의 장애증세를 상담하고 간 적이 있다"며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고 부모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며 악몽 등 수면장애가 지속되거나 돌출행동을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등 경우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 장애증세가 나타나면 소아.청소년 전문 정신과 의사를 찾아 한두달 가량 상담과 약물치료, 인지행동요법 등을 병행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스트레스 장애 피해학생들을 위해 전문 심리치료를 실시키로 하고 현황을 파악중이며 조만간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를 초빙, 일정기간 치료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심한 충격을 받았을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 치료를 실시키로 했다"며 "전문가를 정기적으로 초빙, 장애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5-6명씩 한조로 묶어 상담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