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올해 2학기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서 공대 수학문제로 출제한 문제 세 문항이 모두 외국 문제집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는 주장이 21일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 소속 정봉주(鄭鳳株.열린우리당) 의원은 21일 "서울대의 2005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서 공과대학 수학문제로 출제된 3문제는 모두 수학 올림피아드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주로 참고하는 MOC(Mathematical Olympiad Challenges) 문제집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MOC는 국내 시판되지 않는 외국 수학문제집으로 주로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주문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공대 특기자전형 수학 1번 문항은 MOC 문제집 가운데 '어느 다각형의 각 변마다 그 변의 길이와 비례하는 벡터가 대응하고 이 벡터는 대응하는 면에 수직이고 다각형의 외부를 향한다. 이 벡터의 합이 0임을 입증하라'는 내용의 첫번째 문항에서 '다각형'을 '삼각형'으로, '비례하는'을 '같으며' 등으로 일부 단어만 동의어로 대체해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이어 "서울대 시험의 2번 문항은 1번 문항에서 '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하여 보이시오'라는 조건만 추가됐다"며 "이는 결국 MOC의 첫번째 문제를 푸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 수학시험 3번 문항은 MOC 문제집에서 '어느 다면체의 벡터가 각각의 면에 수직이고 외부로 향하며 그 크기가 다면체의 면의 면적과 수치상으로 똑같다면 그 벡터의 합이 0임을 증명하라'는 내용의 두번째 문항에서 '다면체'를 '정사면체'로 '각각의 면'을 '대응되는 면' 등으로 역시 일부 단어를 살짝 바꿔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 의원은 서울대에 대해 "특기자 전형의 구술면접 문제 출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교육부에 대해선 "서울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특기자 전형의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