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의 중학교 분교 체육교사가 제자들의 수학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620㎞ 도보 행진에 나서 화제다.
화제의 주인은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기계중학교 상옥분교 최인호(50) 체육교사. 이 학교 분교 전교생은 1학년 5명, 2학년 5명, 3학년 3명 등 모두 13명.
지난 3월 부임한 최 교사는 이 학교가 3년마다 수행여행을 가는 해가 올해인 것을 알고 지난 4월 수학여행과 관련,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수행여행 장소를 의논했다. 학생들의 제안한 수학여행 장소로는 전남 보성 녹차밭, 서해안 갯벌 등 10여곳에 달했다.
그러나 수행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서 학생들은 1일 40만원에 육박하는 관광버스 비용 등 2박3일동안 잡아도 13명이 부담해야 하는 교통비로만 각각 9만원이상 부담해야하는 경비문제로 여행을 포기해야 할 실정에 놓였다.
고민하던 최 교사는 지난 1일 자신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cafe.sayclub.com/@trave1475)와 대구 대건고 동문회 홈페이지(www.daegungo.net)에 '제 발을 팔고자 합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이 부산 태종대에서 강원 고성 통일 전만대까지 620㎞구간을 두발로 걸어갈테니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발걸음 10㎞당 1만원씩에 사 달라는 글을 올려, 620㎞를 하루 40㎞이상 보름간 걸어 62만원을 모금한다는 것이다. 최 교사는 이 꿈 실현을 위해 지난 14일 종무식 후 부산으로 곧바로 내려가 15일 태종대를 출발 울산- 경주- 포항- 영덕 축산을 거쳐 21일 울진근교의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 통일 전망대 목표지점으로 힘차게 걷고 있다.
오늘도 찜통무더위 속에서 묵묵히 걷고 있는 최 교사의 발바닥은 온통 물집이 생겨 고통이 심하지만 학생들의 꿈 실현을 위해 즐겁게 목표지로 향하고 있다.
20일 현재 최 교사의 홈페이지에는 25명으로부터 12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관광버스비용 등 130만-140만원만 확보되면 더 이상의 비용을 모두 되돌려 주기로 했다.
현재 최 교사는 길을 걷다 밤이되면 지역에 있는 지인들을 집을 찾거나 지인이 없는 지역은 찜질방, 여관 등을 이용하고 있다.
최 교사는 "시골 학생들의 수학여행은 교과서 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발품으로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갈수 있다고 생각하니 피곤함도 모두 잊을수 있다" 고 환하게 웃었다.